한국 시인이 부를 최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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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인이 부를 최후의 노래
어미의 허리에 찬 고통의 철조망 위에서
작은 새들만 노래를 부르고 있다.
누가 불러야 할 노래를 대신 부르는가?
한국의 시인들이여
어머니의 괴로움으로 처절하게 떨리는 철망의 가시 끝마다
평화의 낱말을 꽂아라.
찢어지는 살갗 아래에서 나오는 아픔의,
영혼의 가죽을 벗기는 고통에서 나오는 평화의,
씨앗의 말을
절망의 울음이 메아리도 없이 울리는 철망의 가닥마다
통일의 문장을 걸어라
천길만길 가슴속에서,
하얀 척추의 골수에서 나오는 가장 슬픈 정수의,
새싹의 문장을
한국의 시인들이여
어머니의 허리
철조망 가시에 영혼의 몸뚱이를 박는
가시나무 새가 되자. 그래서
가장 고통스럽게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우리가 죽은 후 그 노래들은
저 우주의 가장자리를 돌아
별빛의 흐름을 타고 이 땅에 은빛 물결로 출렁일 것이다.
그 노래는,
그 물결은
세계를 은물결 파도로 덮고
지구는 비로소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이 될 것이다.
한국의 시인들이여
우리의 노래가
통일로,
평화로, 그리고
우리를 우주의 가장 밝은 별로 만든다.
그것은 철조망을 허리 두른 어머니의 고난에 찬 약속이시다.
죽은 자식의,
원혼들의 해골을 수습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시키시는
저 위대한 어머니의 번뇌에 찬 역사 役事가 보이지 않는가?
우리 모두 어머니 허리,
그 철조망 가시를 향하여 최후를 나는
가시나무 새가 되자
몸뚱이를 박아
이 세상에 없었던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우리가 애타게 찾던 가시가 어머니 허리에 있다.
한국의 시인들이여
한국의 가시나무 새들이여
그 가시를 향해 일제히 날아 꽂히자
오! 위대한 노래
우주의 커다란 파동이 될 노래를
가시에 박혀 최후를 파르르 떠는 몸뚱이가 아니면 누가 부르겠는가?
언제까지 작은 새들에게
어미의 고통 노래를 대신 부르게 할 것인가?
가시나무 새의 신비로운 전설이
우리 어머니 고난의 허리 철조망에서,
벌집이 된 우리의 육신에서,
노래와 함께 우주의 맥박 속으로 비상할 우리의 영혼에서,
아!
가장 처절하고,
가장 슬프고,
가장 위대한, 그리고
지상의 가장 거대한 소용돌이로 반드시 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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