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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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미움을 미움으로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살지 못하고 당신은 먼 길을 간다
가까운 길을 떠나는 것처럼
아무 말도 남기지 않는다
아직 찬바람이
산허리에 남은 당신을 놓아주지 않는데
성미 급한 세상은 당신을 버리라한다
텅 빈 하늘
허허로운 들판
아득한 산마루
당신은 긴 시간 그곳에 누워
남루한 한 벌 옷으로 바람에 맞서고
우산 없는 모진 목숨 이으려
남의 집 처마 밑에 수없이 비를 피한다
되돌아보면
울고 있는 흔적 뿐
다시 산허리 찬기 내려 허전해지고
외로운 산 짐승 서둘러 굴을 찾을 때
열아홉 하얀 얼굴로
불꽃처럼 쏟아질 눈발
그땐
미움을 미움으로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가슴 열어 말하며 세상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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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동규님의 댓글

남루한 한 벌 옷으로 바람에 맞서고
가슴 열어 말하며 세상을 살자.
----그리하여 저도
3548 글에 댓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