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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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추억으로
아침에 까치 한 마리가
소나무 가지위에 날아와
잠시 머물다 날아가 버렸다
이것은 기억일 뿐이다
설레임이 없는 아련함은 아직도
망각되지 않은 기억일 뿐
아련한 것에 아직도 설레임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추억이다
추억이 기억으로 남는 건 슬픈 일이다
우리가 걷고 머물던 그 곳들
우리 앞에 있었던 술잔은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새벽까지 헤던 별자리는 숫자들이 차지하고
시와 우정과 사랑의 언어는
주식으로 탕진되었다
이마의 주름보다 더 깊은 심장의 주름
살기가 힘들었다고 말하면 위안이 될까
들에 서면 바람은 여전히 불어온다
별은 잠시 보이지 않을 뿐
우리는 다시 릴케를 말하고
술잔을 채워야한다
그 자리에 다시 서서 별을 세어야한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하므로.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절로 마음을 이끄는 시입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하므로
억지일 수도 있지만 그랬으면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향필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