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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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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해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6회 작성일 15-09-29 14:26

본문

 

내 유년의 뜰 사이로

유년의 思惟가 깃든 시냇물이 흐른다.



하얗게 연기 피어오르던 굴뚝아래에

둥지를 튼 사람들은

맑디맑은 시냇물 속에다

자신의 거울 하나씩 걸어두었는데

시냇물 거울은 거짓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시냇물 속에서 노니는 피라미를 보고

순간 두 손을 물속에 집어넣었는데

피라미들은 모두 사라지고

시냇물 거울이 제 모습을 찾았을 땐

시냇물 속 평화를 깨뜨렸단 자책대신

피라미를 놓쳤다는 아쉬움으로

밉게 일그러진 얼굴이 날 보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는 후에서야 나는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겸손하게 살아가는 물풀들처럼,

웃자란 오만을 자른 자만이

삶의 거울 하나 가질 수 있으며,

평화는 거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거친 세상 속에 뿌리내린 난

시냇물 거울을 다시 찾고 싶어서

잠시 고여 있는 세월의 호수 물에

코를 들이 박고서 얼굴을 비춰보니



웬 등신 같이 희멀건 얼굴 하나가

바보처럼 웃으며 마주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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