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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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 / 안희선 네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난 그냥 네가 평범한 강아지인 줄 알았지 하루 이틀 지나며, 너의 순수한 마음은 마냥 천진했기에 너의 주위는 밝아지고 맑은 눈동자에 어리는 천진함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맑게했지 아, 죠니! 너의 밝은 영혼은 늘 어두웠던 나마저 환하게 했지 너의 마음엔 증오도 시기도 질투도 없어 영롱한 천사의 가슴으로 세상을 숨쉬고, 너의 갈기진 털은 바람결에 흩날리는 사랑이었지 너의 가장 큰 욕심이랬자, 공을 갖고 장난치는 어리광이어서 사람들의 때묻은 마음이 네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해 보였지 죠니, Johnny, 죠니... 어쩌면 넌 정말 '좋은 이'였는가 보다 영혼이 맑은 너, 이젠 하늘나라에 있는 너 정말, 다시 보고 싶구나
* 좋은 이 (1996.4.17 하늘 푸른 날 - 2011.7.26 비오던 날)
In Memory of Nid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으흑...잘 읽다가 하늘나라라니요.
다시 거실에서 뛰어노는 걸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아시잖아요, 아픔으로는 구제할 수 없는 저 친구들의 지난한 삶.
시에서라도 유쾌해졌으면(웃음)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핑크샤워님의
게시물을 보다가, 저두 문득.. 울 <좋은 이> 생각이 나서요
근데, 하늘나라로 간 건 사실이라서
수정할 길은 없다는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문재님의 댓글

추석날 오후, 윗층 아주머니와 아들이 사과박스를 가지고 내려오셨더라고요
작년제작년에 그 집에서 베란다 문을 열고 개털을 털어쌌는 바람에 그랬었지요
그러고는 서로 이해가 되어져 잘 지내고 있는데
아들과 사과밖스를 앞세우고 문앞에 선 아주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개가 죽었다네요, 며칠 전에. 한달여만 있으면 만20년이 되는데 운명을 달리했대요.
왠지 근래들어 개짖는 소리가 안들리더라고요.
한달만 있으면 만 20년을 같이 살게 되었는데...라며 말끝은 흐리는 아주머니 말을 들으며
이거 어떻게 얼굴표정을 지어야 할지 잠시 멈칫했습니다.
윗집에서 이제 개털 날릴일이 없다고 하니 갑자기 뭔 걱정거리 하나가 사라진듯 마음이 쓸어내려지는 것이었습니다.ㅎ
이별은 어느것이고 다 쓰리고 아프고 애절하고 그런 거 같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세상에 몸으로 나툰 것들은 모두 다 죽는 법.. (사람이고 동물이고 간에)
하지만, 그리움은 어디까지나 남겨진 자들의 몫
왠지, 그 아주머니의 맘은 제 맘과도 같았을 거라는
....... 가슴이 짠해지네요
하늘나라로 간 울 좋은 이, 생각을 하니..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선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