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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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가을비 / 강경우
봄도 아닌데 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비는 안 보이고 낙숫물 뚝, 보였는가 하면 한 참을 기다려 다시 보
이고, 또 한 참을 기다려 한 번 더 보이고, 또 그러기를 여러 번, 나뭇잎 마구 흔들면서 바람도 가는데
시간 참, 더럽게 안 간다.
흐르는 물 가둬버리던 4대강도 더럽게 안 흐르더니 풀 한 줌에 수천 원, 내줘야 입안에 색칠하는 세월
도 더럽게 느리다. 다행히 이빨이 부실한 나이가 되었으니 안 먹어도 되는 추석상이지만, 5색 나물에
서 딱, 3색 나물만 갖춘 한숨의 그림자가 길기만 하다. 풀 좀 자근자근 씹고싶은 이빨은 흔들릴 줄만
알았지 여태도 붙어있다. 프라이팬에 고이는 수입쇠고기핏물처럼 은근히 기분 나쁘게
세월 참, 지겹게 안 간다.
한 100키로 쯤이라도 달려야할 고속도로가 이렇게 느려서야 북망산은 언제 갈 것인가, 마련해둔 노잣
돈도 없으니 어차피 걸어서 가야 하겠지만, 걸어서 갈 수도 없는 곳이기에 창 너머로 눈알만 놔두기로
한다. 그런데도 하늘엔 먹구름, 깜깜 절벽일 뿐이다. 그 터질 듯 조여드는 하늘로
멸치 일곱 마리씩, 무리지어 날고 있다. 고래만한 것들이
댓글목록
현탁님의 댓글

고속도로가 지겹게 안가도 하늘에 멸치 일곱마리 날고 있으니 갈만 한거 아닐까요
고향이라는 그 무지개가 깜깜 절벽이라도 살아가는 힘입니다
샘 추석 잘 보내셨지요? 뵙지는 못했어도 늘 곁에 계신듯 감사한 마음입니다
강경우님의 댓글

내 시계는 시속 700키로입니다만 또 다른 시계가 너무 느려터져서요. 답답해서입니다.
대통령 특별식이라고 병사에게 나온 것을 나눠봤더니 멸치 일곱마리에, 김가루 30그람, 또.... 그렇답니다. 대통령 하사품이라 멸치도 고래입니다. 근데요, 좀 전에 이 글 쓰고 밥을 먹엇는데요, 딱 생선가시가 목구멍에 걸려서 고생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씹을 걸 씹어야지, 잘 못 씹었나 봅니다. ㅎㅎㅎ
현탁님의 댓글의 댓글

아, 그런가요 대통령의 특별식에 관심이 없다보니 나름대로 오독으로 읽는 시
그런대로 재밋지요 ㅎㅎㅎ
죄송합니다 샘
강경우님의 댓글

/문제는 대통령 특식이 너무 부실하다는 점이다. 실제 한 장병은 자신이 25일 오전 전달받은 특식에 대해 "멸치스낵 10g, 밥에 뿌려먹는 김가루스낵 30g, 오백원 동전 크기 약과 10개가 한 상자에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세 종류가 들어있는 특식을 "장병 4명이 나눠먹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특식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한 봉지에 서른마리(멸치스낵)가 담겨있어 특식으로 멸치 7마리를 먹게됐다"고 허탈한 마음을 표했다(오마이 뉴스)./
ㅎㅎㅎ 아닙니다. 오독도 시 읽기입니다. 그 오독이 시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좀 부지란해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