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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9>경로당(敬老堂) 이야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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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8회 작성일 17-06-12 13:45

본문

 

             경로당(敬老堂) 이야기

                       - 꽃 -

 

   미리 알고, 한 송이만 쌀까!

   보는 눈이 많아

   앞앞이 달아드릴 열두 송이를 샀다

 

   동네사람들 아무도 몰라도

   나는 그 집 내막을 내 손바닥 손금 보듯 훤하다

   그래도, 조금도 아직은 기고만장한 뱀골아지매

   반 내림 팔십 연세 불알친구 모친이시다

 

   어버이날 경로당이

   눈 닦고 봐도 할배들은 어디로!

   온 꽃밭, 할미꽃들만

   마른 가슴, 하루살이 꽃이 피었다

 

   올해도 뱀골아지매 가슴엔

   삼 년째 똑같은 깔 죽은 꽃무늬 스웨터에

   그때 그대로 그 꽃!

   마블링 핀 카네이션이

 

   친구 모친, 삼 년째 똑같은 얘기

   뻥뻥, 아들자랑 숨 넘어 가겠다

   친구 놈, 올해도 어김없이 밤늦게 찾아 와

   용돈으로 신사임당 한 뭉치, 꽃 한 다발 안겨주고는

   하는 사업이 너무 바빠 새벽같이 갔다고

 

   나는 다 알고 있는데

   내가 다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지난밤 늦게 술 취한 친구 놈

   배운 것 없고 모아둔 재산도 없고

   힘든 객지생활 신세타령 전화가 왔다

   가깝고도 먼 하늘아래, '불효자는 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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