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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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
아내는 아직도
속옷을 수건에 감춰 빨래바구니에
넣는다
문이 열린 비밀은 어째서 모두 은빛일까
언제인가
오월의 뽀얀 햇살 밑으로
보여주던 맨발이 차고 아름다웠다
그림자가 긴 꿈 하나 아직 날개가 푸른데
어쩌다 깊이 깍인 발톱에 붉은 외로움 쥐고
건넌 밤도 있으리라
창을 열면
어느덧 지어미의 지를 뗀 어미로
세상에 퍼지는 그윽한 향내
건성으로 나를 지난 시선은 새끼에 닿아
떨어질 줄 모르지만
여전히 꺼진 불속에서 돌아앉아 브래지어를 벗고
잠옷을 입는 깐깐한 늑골의 종(種)
혹여 잊기라도 했을까 싶어 가만히 당겨
입을 맞추면
이미 아슬히 먼 길 저끝 자칫 쓰러질 듯
잠깐,
돌아 눕는 수건속 분홍 속옷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부끄럼을 타는 걸 보아하니
아직 청춘인가 봅니다.
창문 빼꼼 열었는데
속속들이 잘 보고 갑니다.
이런 시 참 좋지요!
오드아이1님의 댓글

^^...감사 합니다...쇄사님..
가끔...두려워지곤 합니다...
이제 곧 부끄럼 조차...잊을텐데..하면서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