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2> 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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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
힘차게 팔을 내두르면서 걷는다
오른팔 앞으로 왼팔은 어딨지?
왼팔 앞으로 오른팔은 어딨지?
운동화끈이 풀어졌다 걸을 수가 없다
그 자리에 차렷하고 서있다
더이상 운동화끈을 밟을 걱정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 날씨가 쌀살하다
몸이 얼어서 더이상 걸을 수가 없다
그 자리에 차렷하고 서있다
가방속에는 잠바가 있다
이 상자 안에 열쇠가 있어
상자를 열려면 그 열쇠가 필요해
상자 안에 열쇠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길 위에 잃어버렸던 너의 시간이 잠자고 있을까
너를 기억하려 애쓴다
윈도우를 재부팅한다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전원을 끄지마시요
동그라미는 끊임 없이 돌고 있다
도서관의 빼곡한 책들이 모두 너의 기억이라면
내가 대출할 수 있는 것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바람이 책장을 넘기면서 샘플링한다
읽지 못한 너를 다시 가방에 넣는다
가방속에는 잠바가 있다
*대뇌의 바닥면에 돌출하는 대뇌피질의 일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며 감정행동 및 일부운동을 조절한다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해마가 해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해마가 해마가 아니네요.
열쇠를 찾기는 찾았는데
열쇠를 잠근 비밀번호를 몰라서
'너'의 번호를 눌렀습니다.
내 손이 진동했습니다.
짧은 느낌 내려놓고 물러납니다.
붉은나비님의 댓글의 댓글

들러주시고 여운이 있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쇄사님
좋은 날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