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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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가난함도 죄가 되는 시대라서
꽉 졸라맨 허리띠의 퇴근길은 늘 창백해요
지폐처럼 쌓인 피곤을 풀어낼 새도 없이
잘그락 동전 소리를 내며 오늘이 내일로 굴러가요
뼛속까지 부모가 되는 법을 본능으로 익혔으니
쉽사리 배부름을 떠올려서는 안 돼요
주고 또 주고 다 주어도
미움보다 미안함이 앞서는 건 어떤 씻을 수 없는 죄목인가요
멈추라는 당부의 말을 하기도 전
높이 더 높이, 이카로스의 날개를 달아주어요
기쁨과 비극이 뒤엉켜 도무지 실마리를 알 수 없는
누대로 전해오는 슬픈 유전이에요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리듬이 경쾌해서 잘 읽을 수 있군요
이렇듯, 자운0님의 시는 읽어 읽혀지는 것이 편합니다
오랫만입니다
상상속에 머무르다 갑니다
건필 하십시요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올려놓고 한참 만에 들여다봤더니
오타도 있고, 다시 보면 더 부끄러워지는 글입니다.
어려운 시는 쓸 줄 몰라 못 쓰고요.^^
자주 오고 싶은데 눈에도 가뭄이 들어 안구건조증이라네요, 그래서 컴 들여다보기가 아주 고역입니다.
마음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그 슬픈 유전은
아마도 끝있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그 매듭을 자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시인님의 자손이라면 단 칼에
베어버릴 유전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그 강건한 맑은 유전자
반드시 계승되리라 믿으며
좋은 밤 되십시요^^
자운0 시인님^^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방목형 유전을 타고 난 지라 아이들도 저를 닮았는지
멈춰라 날아라 해도 본인 의지대로 성장해나가고 있는듯 해요.^^
부모나 아이나 정해진 답은 없지만
아이에게 슬픔보다는 기쁨이 앞서는 부모가 되고 싶은데
아직 물어본 적은 없어요.
내 부모님을 떠올리면 아프고 슬프고 그래선지...
가뭄에 단비 같은 시 많이 지으세요.
고맙습니다.
쇄사님의 댓글

다 받고 더 받을 게 없어 귀찮은 나이
다 주고 더 줄 게 없어 미안한 나이
내 죄를 내가 몰라 형량을 헤아릴 수 없으므로
미궁에 빠졌습니다만, 그것이
누대로 전해오는 슬픈 유전이었군요.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부모라는 이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종종 힘들 때가 있어요.
살도 뼈도 내가 다 발라먹었다는 죄책감 같은 거요.
지인들과 나눴던 얘기를 하자면,
우리나라에 전쟁이 나면 자식들은 다 숨기고 늙은 부모들이 총 들고나와 싸울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어요.
뭐 총으로 싸울 시대도 아니지만요.^^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알 수 없는 미궁인듯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