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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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을이 되어
붉고 노란 잎으로
우수수 내 깊은 뜰에 떨어져
오래된 이야기로 바스락대며 쌓여갑니다
작은 소리에도 귀를 세우는
가을엔 이토록 잠이 가벼워지나 봅니다
담 밑 여린 코스모스의
이야기도 귀기우려 듣습니다
그대를 사랑할 만큼 사랑했지만
사랑은 꽃과 잎을 다 날리고야
마침내 열매를 익혀 떨구나 봅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 그리운 그대처럼
날마다 조금씩 강가에서
이별을 준비하는 키 큰 미루나무
끝내 비인 가지가 푸른 하늘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면
행여 나를 찾을 그대를 위해
높은 가지 끝에는 흔들리는
노란 햇빛 한 자락 첫눈까지 견디기를 소망합니다
멀고도
갈 수 없는 그 나라에서
어쩌면 그대도 나를 잊지 못할 것만 같아
머리를 흔들어 눈감아 되돌아서도
그대 어느새 가을이 되어
손때 묻은 오래된 엽서들처럼
차마 맴돌다 발끝에 떨어져
메마른 발길 한참을 서성이다 겨우 돌립니다
댓글목록
맛살이님의 댓글

끝내 비인가지가 푸른 하늘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면 ....
소원 이뤄지길
내 큰 엄지 손가락 하늘을 바라봄니다
봄뜰123님의 댓글의 댓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염원이란 항상 늘 꼭 이루어 질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맛살이님의 염원도 저 멀리 하늘을 향한 엄지에 싣습니다.
좋은 가을날 하시길..
은영숙님의 댓글

봄뜰123님
안녕 하십니까? 가을은 우리 곁에서 무르익어 가는데
왠지 그리움에 서성이는 가을을 봅니다
시인님의 고운 시심 속에 그리움에 아리는 사랑을 봅니다
살랑 바람이 스쳐가는 단풍잎 가을 공감 속에 머물다 가옵니다
시인님! 즐겁고 행복한 한 가위 되시옵소서!~~^^
봄뜰 시인님!!
봄뜰123님의 댓글

가족 나드리 다녀오신 뒤로 몸이 별로 좋지 않으셨지요.
지금은 웬만하신지요. 이렇게 잊지 않고 들려주시고 댓글 달아 주시고
감사합니다. 가을은 때때로 스스로 아파하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건강과 건필에 유의 하시길 빕니다. 좋은 저녁되시길.. 은영숙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