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몽상가의 우중충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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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몽상가의 우중충한 가을
안개가 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지... 또다시 당신께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길이 흐린 것인지 내 안력이 흐린 것인지 짙은 안개에 뒤덮힌 듯 심상이 어지럽다. 붉은 가을을 탈탈 우려낸 시집 속 아침은 언제나 흐렸고 조막진 산비알 길로 흐린 안개가 촘촘히 박힌다. 어느 몽상가의 우중충한 가을, 깊이 모를 수심에 잠겨 있다. 시적이란 말로써 구미호처럼 내 눈과 네 귀를 홀리고 無名이란 두 글자에 뒤돌아 눈물짖는다. 죽지에 하얀 날개를 달고 싶었다. 보드란 날개를 품어 살고 싶었다. 수평을 지나, 지평을 건너 꿈에 그린 신천지로, 세상 가장 낮거나 혹은 높은 곳에서 흐린 안력으로 풋풋한 생의 진술서를 쓰는 사람들, 세월이 흘러 21세기를 지나 22세기로 건너가는 중. 관념과 편견, 틀에 박힌 활자들의 행보, 이것은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라는 명제, 턱턱 숨이 막힌다. 질끈 눈을 감고 싶다. 제멋에 겨워 훨훨 날갯짓하고 싶다. 협궤열차처럼 왕복하는 무의미한 언쟁들, 이젠 지칠 법도 한데, 끝모를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싶다. 세상사 어디 정해진 답이 있더냐!, 어데 네 삶만이 정답이더냐. 횡설수설하지 마라!,
세상, 제 잘난 맛에 산다지만 절집이 싫으면 중이 절집을 떠나야 하는 법, 대처엔 말이지, 절집을 떠나 별처럼 꽃처럼 밝고 향기 가득한 무명시인들이 여럿 살고 있다.
글쓴이 : 박정우
댓글목록
解慕潄님의 댓글

지금 남녘엔 비가 내립니다
어째 시인님 심사처럼 우중충하군요
더욱이 가을이라
법도 법나름 선량한 사람 잡는 초법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남녘엔 비가 내리고 있군요.
여기 하늘은 여전히 우중충합니다.
비 올듯 말듯
나긋한 가을비 기다려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