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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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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9회 작성일 15-09-18 15:41

본문

낙엽

 

이제는 덮어 놓고 너를 사랑할 수 있겠네

나로 인해 그늘졌던 자리에

나를 어루만지던 손바닥들을 모두  내려 놓으며

가만히 너에게로 쌓여갈 수 있겠네

 

이슬과 빗물을 타액처럼 섞으며 너를 옮으려고

밤낮 없이 살이 헤지도록 나를 너에게 부벼대다

내 속도 네 속도 함께 썩어가며

썩어가는 힘으로 깊어질 수 있겠네

지금껏 내려다보던 너의 꽃들을 우러러 보며

어둠이 와도 꺼지지 않는 노을을 네게 지피고

벌거벗고도 부끄러워 하지 않겠네

뜬 구름을 잡으려고 돋움박질치던 꿈을

밤새 뒤척이는 네 품에 묻으면 네가 잠들까?

이제서야 나는 네게 온전한 나무 한그루가 되겠네

네게 내린 뿌리가 더욱 깊어지고

너의 시린 자리 다 덮고서야 마음이 고요해져서

빈 가지마다 유리 같은 하늘을 끼우고 엄동의 덜컹임을 붙들며

너의 동면을 지키는 지붕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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