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不動)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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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不動)의 현실 / 안희선
세상의 어두운 바람 부는 곳,
절망 드높이
그들의 날개가 퍼덕인다
그 창백한 바람 속에서,
밤의 고요를 버리려 하는 시간들은
또 하나의 싸늘한 날을 준비하고
그들의 가슴은 옆구리에서 올라 온
끈끈한 삶의 아픔에 핏발이 서고,
그러다가 맥이 빠져서
접는 날개
서로의 깊은 시선으로 감싸는 죽음은
헐벗고 배고픈 자들의 강한 포옹
동이 트기 전에,
운명에 연결된 불행을 잘라내기 위해
포기된 세계의 신선한 새벽을 그리며,
눈물서린 잠이 든다
그들의 날개가
지친 모든 것들을 접고,
이 모진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을
아무도 보려 하지 않는데
129일간의 크레인 고공농성중 목숨을 끊은,
故 김주익 한진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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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

고공크레인의 비현실적인 삶이나
노조 위원장이니 시위니 하는 그런것들을
잠시 제쳐두고 그냥 한 인간을 생각을 했을때
가슴을 아리게 하는 슬픔 그것은 한 인간을 향한 인간애 이겠지요
짠 하네요~~
좀더 인간적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아프게만 느껴집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정은임 아나의 멘트를 듣다가, 써본 글..
그리고 보니, 정은임 아나도 고인이 되었네요
글쎄요,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우리들은
모두 불안한 고공 크레인 위에 있는 외로운 존재들이 아닐지..
(아, 물론 그렇지 않은 인간쪼가리들은 빼고)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 주시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