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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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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8회 작성일 15-09-15 14:34

본문

이런 종말을 꿈꾸었어

어느 아침의 태양이 핵폭탄이길 바랬어

눈물 방울이 지루하게 떨어지는 링그를 팔목에 꽂고

한결 같은 구차함으로 생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지 않았어

터지는 핵에너지 앞에서

한결 같은 반응으로 생의 평등을 증명하며

한꺼번에 개화하는 장관을 보며 그러했듯

한꺼번에 전몰하는 장관에 전율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미덕까지 증명 되길 바랬어

불타버린 피빛의 폐허를 발밑에 두고

벌거벗은 나무처럼 간결하고 분명해지는

인류의 죄악을 하늘이 증명하길 바랬어

무엇이 죄냐고 물으면 사는 것이 죄라고 대답할거야

죄의 삯은 사망이니

찔끔 찔끔 묵은 외상 갚듯 죽지 말고

밀린 월급을 탄듯 몰살하길 바랬어

얼이 나간 영정을 남기듯

생명이 몽땅 빠져 나간 행성을 남기며

더 오래 빛나는 별들의 조문을 받으며

영원한 것이 없다는 사실로 인해

우주가 영원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어

혼자 죽기 두려워서 몰사를 발명한거야

함께 살기보다 함께 죽기가 속 편해서

장엄한 집단자살의 의식을 행하고 있는거야

그래 함께 가자

핵폭발 같은 늦가을 어느날,

우수수

 

남에게 좋은 것은 스스로 삼키고

남에게 해로운 것만 토해대는 역광합성에 병든 잎들이

드디어 하늘을 가리던 손바닥들을 다 내려 놓으며

천벌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길 바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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