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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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잃은 철판을 만지니
손에 닿는 느낌이 예전과 달랐다.
몇 번을 더 쓰다듬었다.
그러자 짐승처럼 피부에 털이 돋았다.
눈에 커다란 동공도 생겨났다.
흐린 눈꺼풀을 감지 못하고
그가 나를 바라본다.
‘두 번 강산이 변하는 동안
네 몸에 큰 일 없었기에
내 몸 또한 이렇게 무사하구나.’
아무런 울음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그의 눈에서 빤짝이는 무언가를
나는 분명히 보았다.
코뚜레가 꿰어져 앞이 들리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는 제 속에 둥지 틀었던 허름한 모습 하나를
유리창에서 허공으로 미끄러뜨리고는
처음으로 혼자서 길을 떠났다.
마지막이 처음으로 바뀌는 눈부신 시간,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하늘로 눈을 들었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류시하님
반가 반갑습니다 그간 안녕 하셨습니까?
오랜 세월 정들었던 애마를 보내실떼 눈시울 적시는
시인님의 고운 마음을 보고 갑니다
이젠 천리마를 기대 해 보시고 새 사랑에 정들이시길 기원 드립니다
한표 추천 드립니다
건안하시고 즐거운 가을 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