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분의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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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의 삼
김영선
가을로 접어든
오후 세 시,
꼬리가 긴 고추잠자리 한 마리
기회만 있으면
풀잎이고, 검불이고, 돌멩이고 가리지 않고 앉는다
부산하던 발을 모아 턱을 받치고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사이가
말 줄임표처럼 길다
바닥으로 척 내려놓인 날개는 심줄이 불겄다
많이 지친 모양이다
가을이면 물기가 잦아들 때
세 시면 풍경에는 덧정이 없을 때
댓글목록
달못님의 댓글

오후 세시면 반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풍경은 이제부터죠ㅎㅎ
물기 잦아드는 나무가 제 속의 불을 드러내는 시간
만물이 익어가는 시간
죽음이 다가와 삶이 뜨거운 시간
에 긍께 영선 낭자~ 이번 주말에 황간 포도밭으로 스며들어 갑시다
살도 오르고 독도 오른 가을뱀처럼...^^
나문재님의 댓글

독오른 혀를 날름거리며 포도밭을 초토화시켜버려?ㅎㅎ
난 못갈런지도 몰러요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