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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가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7회 작성일 15-09-07 18:35

본문

 

시와 가을/활공

 

 

능선 위로 올라 깊은 숨 토하는
나팔꽃 가을은
티 없는 모습으로 웃고 있다
창밖에 서성이는 새벽 맛에
다른 계절의 몸짓 마음은 바쁘다
가을 햇빛 아래 스쳐온 그림자
황홀한 저녁노을 불꽃 피워
열정으로 흐르는 시간 재촉한다
하늘 향해 혼자 서서 춤추듯 너울거림은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던
어릴 적 가을 수채화
푸른 잎도 흔들려 가벼워지 듯
가슴에다 몇 번의 덧칠로 비워낸 세월
거친 숨소리 잿빛 문 열고
꿈꾸 듯 그 하늘 아래 홀로
세상은 가도가도 낯설기만 하다
내일이 지금 보다 더 밝은 빛으로 깨어나게
새로운 마음에 기도하며 빈 가슴으로 숨 쉰다
불어오는 바람에 포개지 듯 가볍게
둥근 계절의 중심에

시로 장식한 그 깊은 가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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