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이야기/사람이 그리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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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운 날에/예향 박소정
흐린 날에는
아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작은 연못에 고인 물처럼
떠나지 않는 그 무엇이 일렁입니다
바람부는 날에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우물은 깊고 마음도 깊어
한 모금 마시는 맑은 물이
십만킬로 혈관을 흘러가도
인생 길은 정확히 계산이 안됩니다
비오는 날에는
차한잔 마실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이 남았을지
걷고, 두손을 움직이는 것도 행복이고
걸어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행복입니다
희로애락의 길에서
몸이 아픈것은 낫는다는 희망으로
계절은 다시 오지만, 내일도 다시 오지만
우리에게 올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것 때문에 짠한 그리움이 일렁입니다
여름날 이야기/예향 박소정
기억하시나요
빗물 머금은 초원에 생기가 돌고
물감을 뿌린듯한 여름 꽃들의 율동
숨막히는 더위에도 접시꽃 밝음을
상큼한 과실수가 가을을 부르는데
그대 가슴에 입력된 여름 이야기를!
들리시나요
귓가에 철썩이는 파도소리
청아한 노래를 부르는 시냇물
능소화 잊지못할 님향한 그리움
초원에서 읽어보는 푸른 편지와
그대 눈빛에 일렁이는 여름 이야기를!
보이시나요
색과 지혜로 쓰내려간 연잎편지
빗방울에 생기도는 풀밭으로
한 여름밤의 꿈이 깊어서, 이제
갈빛으로 물드는 초가을 사색을!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예향 박소정님
사람이 그리운날에//
여름날 이야기//
시심 속에 스며든 애틋함이 제 마음을
촉촉한 이슬 맺힌 나팔꽃 되게 합니다
고운 시를 또 보고 또 보고 갑니다
즐거운 가을 빛 되시는 주말 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