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을 까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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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을 까는 남자
나무가 울창한 숲속을
사내는 살금살금 기어간다
하늘은 높고 푸른 담청색
석양빛 물들 때까지
땀에 저린 가지를 흔들며 산다
졸참나무 사이에 할머니가
홀로 남겨 낮잠에 취한 시간
검은 제복 입은 청설모가
눈을 피해 잣을 물어 나른다
날쌔게 움직이는 기민한 몸짓
평소에 훔쳐먹던 습성 그대로
조금 전 추수한 잣들이
순간 휑 그런 자취를 감춘다
할머니 외침도 아랑곳없이
무전취식 하던 기민한 동작
까야 사는 남자!
훔쳐야 유지되는 얼간이 목숨,
요즈음 청설모 이빨이 날카롭다
나쁜 습성을 제어하려
세상은 그물망을 좁혀 가는데
청설모 보란 듯 살이 뒤룩뒤룩
하늘을 향해 묘한 코웃음을 친다
당신이 오르지 않아도
돌팔매 쏟아지는 우박을 맞으면
그것쯤 먹는 것은 걱정 없다며
검은 꼬리를 높이 쳐든다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녀석.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ㅎㅎ, 뉘앙스가 *을 까는 남자로 비칩니다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생김새조차 꼭 * 같은...
저도 덩달아 묘한 웃음만
능청이 더욱
재밋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요즈음 세태를 빙자해 보았습니다.
까는 것이 결코 부정 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세상 까야 할 곳은 많으니까요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인간과 동물의 먹이다툼이군요.
숲속에서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내야 할 청설모,
목숨 하나 살아보겠다고 훔치는 것도 죄라면
죄가 되겠지만, 아무려면 세상을 농단까지야
하겠습니까?
함께 먹고 살자는데... ㅎ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당연히 청설모도 살아야 겠지요
저의 생각은 다소 시사 적으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맑습니다
쾌청한 하루를 기대해 봅니다
늘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잣 까는 남자
참 궁금 합니다 ㅎㅎㅎ
두시인님의 시어 끌어옴이 너무 부럽습니다
감상 잘하고 갑니다요
좋은 오후 되소서
두무지님의 댓글

힘들게 잣을 까는 남자!
무위도식 하려는 주변을 살짝 꼬집어 보았습니다.
늘 따뜻한 마음 감사를 전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