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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미안한 걸로는 용서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아요.
꽃이 왜 시드는지를 알기 위해
수없이도 구겨 버려야 했던 종이들
떨어지는 눈물들이 쓸모없다는 걸 절감하기 위해
숨을 쉬었고, 살아냈어요.
주머니에 동전한 잎 없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랍니다.
바람이 왜 부는지를 알기 위해
수없이도 옮겨 걸어야 했던 시간들
다만, 나는 그 시간들이 점점 초조해 졌을 뿐
어제 당신은 울었고
나는 넘어져 무릎이 깨졌어요.
빨간약을 바르며 피를 생각했고
당신은 생이 하찮은 거라고 했어요.
꽃이 시드는 이유는 울음을 뱉어내지 못해서 일 거라고
나는 또 생각했어요.
당신은 바람 부는 쪽을 향해
이제 다시 서서히 걷겠지요.
처음부터 이미
뛰어가는 일은 맥없는 일이었어요.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꽃이 시드는 것은 울음을 뱉어내지 못한
대문이라,
이 말은 정말 기막힌 절창입니다.
일기에 기록 했거나 미처 기록 하지 못했거나
살아온 시간들의 뒤에서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일기속을 파 헤쳐보아야 할
후회를 가지고 삽니다.
정말 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 힐링 시인님!
*^^
36쩜5do시님의 댓글의 댓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름이 거의 다 지나가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건필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