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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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완님의 댓글

네가 물처럼 될 때
이수명
가라앉히려 했다.
너를 물처럼
네가 물처럼 될 때
물 밖으로 꺼내지는 자는 물이 옳고
물이 우선 터지려 한다.
어느 유창한 계곡이어도 좋았다.
물 없는 계곡의 흐름이 공중에서 제멋대로 부딪쳐도 좋았다.
네가 그 계곡을 다 밀어내지 않아도 좋았다.
네가 물처럼 마치 또 다른 물체처럼
물갈퀴를 쳐들 때
계간 『미네르바』 2010년 가을호 발표
이수명 시인
1965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대학 국문과 졸업. 1994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우리는 이제 충분히〉 외 4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놀이를 한다』, 『붉은 담장의 커브』등이 있음.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안세빈님의 댓글

천천히
이수명
나는 천천히 서 있다.
수평을 이해하기 위해 천천히
오늘 걸쳐 입은 자세가 천천히 오염되고 있어서
칸나의 배치는 날카롭다
나는 홀로 팔짱 낀 사람
나에게 잘 들어맞는다면
눅눅해진 무기끼리 불러내고 있다면
나는 오늘 무기의 처방이 된다.
어딘가에 합쳐지기 위하여 더 이상 멀리 가지 않는다.
나는 반대편에 서 있다.
반대편에 혼자 많지 않다.
천천히 물결치는 물을 한참을 두고 바라본다.
물결칠 때 물은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하지 않는 공간에 매 순간 다다르며 혼자 걸어간다.
이 지상에서 나는 아마 낱낱이 굵어진다.
천천히 행동이 사라진다
나는 가끔 움직이지 않는 구름을 본다.
흘러내리는 벽돌들을 바라본다.
그것은 무언가 멈추고 있는 것이다.
나는 멈추고 나의 수직이 서 있는 것이다.
수평을 하나씩 쪼개며 천천히
나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지금 인간의 착지를 지니고 있는 듯이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안본지 꽤 되었습니다 밥 잘 챙겨먹고.
시도 한 편 쓰고 올리고.
알르레기 꼭 병원가고 하삼^^
은린님의 댓글

오랜만에 가을과 동행해서 오셨네요'
좋은시 자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시보다 밥이 우선이어서 정말 긴 공백이 있었네요
닉이 생소한 문우님들도 많이 계시고 번뜩거리는 시의 칼을
차고 날을 세우는 분도 계셔서 시마을 창방의 미래는 밝겠다 싶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반갑게 달려와 주어 고맙습니다
좋은 시 많이 쓰십시오 은린님.
김도이님의 댓글

문정완 시인님 안녕하세요
좋은 시 잘 보고 갑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아래 도이님의 방에 제가 남긴 댓글에 도이님이 달아놓은 댓글을 읽었습니다.
아직 시인이라는 호칭은 저에게는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앞으로 시로 한 바탕 놀아볼 분이겠구나 싶어서 미래의 좋은 시인이 될 분에게 인사차 들렸습니다
시마을은 권위 있는 내노라하는 문예지나 신춘문예에 당선자를 열손가락 열발가락을 다꼽아도 많이 부족하게
좋은 시인을 배출한 문학의 성지다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시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치열한 시쓰기로 시시한 무늬만 시인인 시인이 되지말고
치열하게 시를 쓰는 시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댓글문화가 지나치게 놀이기구되면 나태하게 되고 시보다는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댓글 문화를 간단한 안부나 시공부의 낱말들로 짧게라도 채워간다면 그 댓글 속에서 시 읽기나 쓰기 못지않게
시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식칼도 잘쓰면 도구가 되고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되는 것처럼.
오래 오래 창방에 남아서 시마을문학상도 받으시고 좋은 곳으로 등단해서 좋은 시인님이 되십시오.
가끔 뵙겠습니다 좋은 시 많이 쓰세요.
고나plm님의 댓글

시인님 반갑습니다
처음으로 인사입니다
시는 물론 댓글에서 읽어지는 시인의 자세에 대해
뼈저린 체험으로 받들어 읽습니다
시인 본연의 양심으로 시인이어야 한다는
치열함이란 단어가 증거가 되는 군요
가끔씩 이런 기회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강하십시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고니님 저도 처음 인사드립니다^^ㅎ
시는 개인이 타고난 능력이나 배움의 시간에 따라서 완숙도는 차등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한편 한편에 시를 쓴 주체의 고뇌와 고민 열정이 묻어 있는 진정성이 있는 시를
쓰자는 것 그게 진짜 문청의 자세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
얼마전 어느 인터냇 블로그의 방제가 / 그동안 쓰레기를 너무 많이 읽었다 / 라는 방제의 문구를 보고
찔끔 했습니다 나는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는가 ? 반성하면서 ....
좋은 시 많이 만나시길.
활연님의 댓글

뉘신지 모르겠으나, 쩔게 하는군요.
이곳을 광내고 독자들 몸살을 앓게 할 듯싶습니다.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갑오!
잡초인님의 댓글

문정완 시인님 시마을에서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연결한 큰 원에서 바라보는 자오선
전에보았던 시상보다 퇴고해서 깔끔해진 언어들이 정겹습니다
가끔오셔서 배우는 문우들에게
힘이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활 군불이 들어오니 창방이 뜨겁소
ᆞ
잡초님. 우리 사이 시로 짜맨 끈끈한 사이
다음달 최우수 한번 일내어 보세요
가을이 성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