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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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秋影塔
중심에 서있으면 가장 외롭다
더는 크지 못할 이 벽은
거센 물살의 허공 헤치고 한 세월 버텨온
몸이다
이제 나팔꽃 한 가닥 자일로 오르고
담쟁이 주걱손으로 악착같이 핥는 삶터가
되었으나
허공은 아무리 기어올라도 여전히 허공인데
밤이면 바지춤에 숨긴 뭉툭한 붓 하나 꺼내는
사내 또 있다
가장 쉬운 필법으로 벽에
수묵화 한 점 그려주는 주정뱅이 환쟁이
전이된 취기가 피우는 이름 모를 꽃
댓글목록
마로양님의 댓글

벽 하나를 바라보시고
이런 문장을 잡아 올수 있다면 삼박사일 들여다 보고 싶어집니다
나팔꽃 한가닥 자일로 오르고
손톱끝으로 벽을 타고 오르는 담재이 그 넝쿨손도
허공의 어께쯤도 오르지 못할 세상은 어쩌면 우리들의 삶일테지요
나의 붓도 뭉퉁했으면
대작 한번 휘저어 보게 말입니다.
시의 표현들이 절창입니다 생각의 각을 넓히시는 문장의 경계도 가늠하기 힘들구요
좋은시 읽고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마로양 시인님!
그만한 칭찬 들을만한 글이 못 됩니다.
생각의 깊이로 따진다면 저는 아직
찰박찰박 발등을 적시는 정도의 개울물이지요.
시란 게 쓸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르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배우고 또 배워야 할 듯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열심히 듣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마로양 시인님.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십시오. *^^
힐링님의 댓글

나팔꽃이 추사의 붓이라
그 붓으로 거침없이 세상사를 휘갈려 긋는 필법이라
이 또한 명쾌한 서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손에 아무리 힘을 주어도 한 번 힘빠진
붓은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
글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한뉘님의 댓글

멋진 표현에
흠뻑 취하다 갑니다^^
순간 사라질 사람의 모습을
떠다 한 점 강한 그림으로 옮기
셨습니다^^
이름 모를 꽃에다 시인님만의
꽃말을 지으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좋은 하루 맞이 하십시요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한뉘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일부러 예까지 오신 듯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름 없는 꽃에 대한 꽃말... 꼭 짓는다면
‘추억의 향기’ 는 어떨지요? ㅎㅎ
그 벽이 오래 기억할 추억의 향기가 되겠습니다. ㅎㅎ
누군가 그 향기를 분명히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요.
한뉘 시인님의 글, 뜻하지 않은 오후의 선물‘로
받겠습니다. 편안한 오후 보내십시오. *^^
김태운.님의 댓글

전이된 취기가 피우는 이름 모를 꽃//
제가 그 이름을 '尿花'라 짓겠습니다
혹은 주욱 갈긴 일필휘지
시원하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尿花' ? ㅎㅎ
좋습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절대로 한자로 쓰기 없기, 입니다.
그냥 한글로 ‘요화’라고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ㅎㅎ
테울 시인님! 철학관 하나 내시지요. ㅋㅋ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겸손하신 추영탑 시인님
벼는 익을수록 고갤 숙여도 그 무성한 열매로 풍요를 갖다주듯
시인님은 벽하나로 너무나 많은 것을 품으시는 군요
역시 깊은 시심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좋은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라라리베 시인님!
겸손을 빼버리면 무례만 남는 사람이랍니다.
저는요. ㅋ
시라는 게 좀 어려운 장르이긴 하지만, 그
끝, 자신의 끝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시어의 선택에서 꽉 막혀버릴 때가
많거든요. ㅎㅎ
그에 비하면 라라리베 시인님의 시는 저보다야
월등 심오하지요. 제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라라리베
시인님! *^^
최현덕님의 댓글

절절한 벽 앞에 한참을 머무르게 합니다.
눈앞의 벽을 향해 머물고,
시 속에 추 시인님의 벽을 향해 머물고,
그,
벽이 문제 입니다만,
예전에 취기에 이름모를 꽃을 많이 피웠드랬지요.ㅎ ㅎ ㅎ
잘 감상하고 갑니다. 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십니까? 바쁜 일은 좀 한가해지셨는
지요?
벽도 담이고 담도 벽인데 이 둘은 좀 달라
보이지요?
벽이건 담이건 꼭 같은 자리에 그림을 그려
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혼까지 불어넣어서...
ㅎㅎ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벽을 바라보니 벽을 느낄 뿐,
허공을 바라보며 망설일 뿐인데,
밤이면 바지춤에 붓 하나 꺼내
시를 쓰는 사내가 있었네요
가장 깊은 생각 속에 정성으로
수묵화 한 점 그리는 좋은 시를
감동으로 함께 맛보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흔들리는 붓 가는대로 그리다보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될 수도 있겠고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민들레 한 송이가
될 수도 있겠지요.
글보다는 그림이 먼저일 테니 아마
이름모를 꽃일 듯싶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