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4]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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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 테울
수심을 물어뜯는 하늘의 날갯짓이다
죽음을 무릅쓴 발버둥일까
살자는 몸부림일까
낚아챈 것 포기하는 순간 내가 먼저 죽는다
이러다 둘 다 죽을 것 같은 공중 사투
나도 살고 너도 살고, 그런
상생의 지혜 없을까
파닥거리던 하늘이 막바지로 내린 막후의 조건이다
흐느적거리던 바다가 대뜸 받아들인다
옛다, 네 부리에 물려 거추장스런
내 다리 한 쪽
그거나 먹고 제발 떨어지시게
너도 나도 적당히 살게
댓글목록
달팽이걸음님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
깊은 말씀 감사합니다
받아주신 마음 기쁨이 되게 허투루 살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허투루 / 김순철
*2015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당선작
슬레이트 처마 밑 흙벽에 시래기 한 두름 마르고 있다
너의 생은 희디흰 몸통 다 바치고 달랑 남은 이력서 한 장
학력 무관 경력 무관 성별 무관 나이 무관 무관의 제왕 시인과
실직의 대열에는 결격사유가 거의 없다 푸른 배춧잎 몇 장이면
한 사람 일생이 지급되는 얄팍한 일용의 삶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린다;
무청 짙푸른 시절에 아쉽게 잘린 실핏줄의 푸른 맥 피를 다 쏟고
한 방울 눈물의 수분마저 말라 절망의 달인이 될 때까지 매달리고 흔들려라
그렇게 말라비틀어진 시래기 되어 바람이 톡 건드릴 때 바스러지는 혼은
가난한 사르밧 과부와 아들의 마지막으로 먹고 죽을 양식이 되라
세상 흉년의 때 굶주려 허기진 사람들 살리는 따뜻한 시래기죽이 되라
이 세상에 허투루 사는 삶이 허용되는 면책구역은 없다
개들도 제 밥값 하느라 짖어대고
새들도 똥을 남겨 제 앉은 자릿값을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밭에 버려진 푸성귀들도 허투루 살지 않으려고
주섬주섬 새벽에 몸을 씻어 홀로 사는 할멈의 반찬이 된다
처마 밑 흙벽에 매달린 시래기 한 두름 실눈 뜨고
네 깐 놈이 감히 시를 쓴다고 함부로 내뱉어 돌이킬 수도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는 말 했으니 그래 오늘 쓴 시처럼 살아봐라
그동안 써온 시 같지 않은 시로 상처 난 벽을 사선으로 지운다
용서의 흔적 위에 은(銀) 달 띄우고 별빛을 박아 촘촘하게 쓴다
흔들리며 무 이파리 푸른 기운이 쓱쓱 삶의 좌우명을 가슴에 쓴다
시처럼 살려면 시답잖은 삶 쓰레기 치우듯 버리고 이제 시래기처럼 살아라
흙벽에 대롱 매달리고 흔들려서 온 생을 마르고 말린 푸른 피 눌러 써라
영욕의 수분이 다 증발하고 말라 비틀어져 바스락 부서질 때 나는 소리
배고파 돌아눕는 영혼들 귀 번쩍 열리는 깨달음의 깊은 목소리가 되라
김태운.님의 댓글

허투루 넘길 시글이 아닌 삶의 지혜로 읽습니다
글 한 줄 글 한 자 명심하여 쓰라는 질책인 듯...
교훈으로 삼을 시
감사합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
저의 심정을 밝힌 겁니다
평상시 선배님 시를 읽으며
배움이 많았습니다
마음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어른이 있고 아이가 있듯이
순리에 따른 서열은 어디서나 존재하겠지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도 관용과 배려가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해줌을 느낍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시
잘 머물렀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늘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줄 건 어차피 내 줘야겠지만
발버둥은 쳐봐야겠지요
약육강식의 세계
글쎄요
영원한 숙제입니다
상생의 방도 없을까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죽느냐 사느냐
공중에서 사투를 벌리네요
이긴 자가 사는 세상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 평안을 빌어 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저걸 놓치면 굶어죽을 것 같고
이대로 물려가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은 순간의
다큐멘터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