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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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의 어깨 위에
당신의 짐을 얹지 마세요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나는 나의 짐만으로도 버겁답니다
아버지 아버지
나의 어깨 위에서
이젠 내려와 주세요
나 어릴 적부터 당신은 당신의 꿈을
나의 어깨 위에 올려놓으셨지요
아무도 모르게 말입니다
벌거벗은 몸으로 가시밭길을 통과하려고
철로 만든 구(球)와 삼각뿔을 붙이려고
용을 쓰다가 꿈속에서 나오면
온통 땀에 젖은 나약하고 조그만 나를 볼 수 있었지요
아버지
나의 어깨 위에
당신의 짐을 얹지 마세요
굴러다니는 세상 짐을 이미 올려놓아
아버지의 짐을 올려놓을 수 없답니다
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대개의 부모들은 으뭉스럽게도 자신의 꿈이나 한을 자식에게 안 그런척 올려놓더라고요,
다 아는데, 안보여도 다 알고 보여도 다 알고 다 아는데 말이죠
나도 내 아들한테 어쩌면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같은 것을 종용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리고 내 쓸쓸할지도 모르는 노년의 어느 날들을 부탁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멋진중년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에 관심 주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