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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등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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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0회 작성일 15-08-22 17:13

본문

 

 

삐그덕 했는데  팔십 수년을 걸었으니

무릎이 낡았나 보다.

왼쪽만 낡아 중력이 연못쪽으로 기울었는지 오리를 닮아간다.

다랑이 논에 물대듯 계단식으로

눈, 코, 귀,를 등록했다.

하얀 눈썹이 성자처럼 행세하려다

긴 의자에 굽은다리를 얹어놓고 주민증을 인정했다.

 

언제부터인지 그 증명서를 취득하고  

얼굴은 늘  호주머니에 들어있다.

그것만으로 나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내가 얼마나 거센동물이고, 주머니속에 어떤 뿔을 가젔는지

당국은 내 호주머니 관리가 원만했다,

무게는 열지도 닫지도 못할만큼 찌그러저도

중량채 이동하는데 지장을 주지않았고

손의 출입도 방해 받지 않았다.

 

가세 기울듯 어느날 어깨가 기울고

나를 닮아 똑똑하다 싶을때는 옛일이고

근년에 산신령같은 머리칼이

영 대면 대면 하고싶지 않는데도 때때로

울렁 울렁 주책이니 예쁜 여인네 앞에

눈도 머리칼처럼 하얗게 죽어 지내주면 안될까?

너무 시원하게 입으시면 내 호주머니

고양이 울음소리 낼지 몰라요.

 

끝자리는 가솔들이 하나씩 떼어가고

헤아릴수없이 많은 날자만 쓸모없이 가득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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