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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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하얗게 센 그녀의 시선은 어둠 속을 건너 다른 세상의 풍경을 보는 듯 했다. 마치 흑백사진 속에서 소리가 새나오듯 그녀가 낮고 고운 음색으로 비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구름처럼 가벼운 시간이 그녀의 작고 마른 몸을 통과하는 소리가 들렸다(틀림없이 시간의 소리였다). 그녀는 그 순간 노래하는 작은 새가 되었다. 두 팔을 파닥거리며 비내리는 세상의 머리 위로 빠르게 비행하는 그녀의 귓볼이 붉었다. 그녀의 노래는 빗물에 섞여 그녀의 다른 세상으로 흐르고, 단풍 들듯 꿈꾸는 몸은 세상을 잊은 듯 아니면 세상이 그녀를 잊은 듯 서로를 추억하지 않았다. 거친 바람이 불어오면 그녀의 몸은 작은 잎처럼 땅 위에 떨어지리라. 명멸하는 삶의 순간들은 어디로 떨어져 식고 마는 것일까, 잠시 생각을 하는 동안 노래를 멈춘 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내 노래를 기다리는 표정으로. 나는 노래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그녀가 다시 노래를 부르고, 비는 더욱 거세게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슨 상관이랴, 노래가 그치기 전까지 저 노래가 그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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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마음이쉬는곳님의 댓글

허공을 날아다는 글자
그것도 말도 아닌 글 몇줄의 힘은
한번의 통화
한번의 대화 보다도 놀랍습니다
한글의 위대함 이라고 할까요
저도 사진을 보고 가슴이 철러덩 했거든요
흡사 해서리ㆍㆍ
사랑은 왼쪽 가슴에
존경은 오른쪽 가슴에 있는것 같습니다
그믐밤님의 댓글

그저 찾아주심에 감사의 말씀을 올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