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뿌리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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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벌꿀이 새어 나올 것 같은 너.
망사 같은 얼굴에 켜켜이 숨긴 고동색 씨앗,
벌의 겹눈을 모아 한 꾸러미로 꾸려 놓은 둥그런 벌집 같은 꽃.
활짝 핀 동안
벌집 색깔 무늬를 하곤 네가 바라보는 곳은
구름 너머
꿈 속에
네가 원래 살 던 고향.
땅에서 바라보이는
너의 꿈은 더운 아프리카 인지
늘 너의 갈기엔 고흐의 소용돌이가
몇 방울 씩 묻어난다.
쏴아아 빛을 길에 뿌리고
흙속에 꼬리를 담그면서
넌 돈키호테 앞의 풍차처럼
위풍당당하게
누구에게나 알현을 허락한다!
구름 대신 너의 그림자에 기대어
멀대 같이 큰 너의 높이를 바라보며
나도 너 같은 꿈을 꾸고 있다.
꽃의 이름을 지닌 햇빛 뿌리개.
꿈의 하늘을 머리에 지고
땅에 햇님의 맨 얼굴을 보여주는
태양의 천사.
너는 사다리 처럼 서서
너를 따라 하늘 나라에 닿을 수 있다
내게 속삭이는 구나.
나도 너와 같이
여름 태양의 신도이기를.
너의 광신 가까운 열정이 너희 무리를 모을 때
그것이 도리어 황금무더기 처럼 어지럽구나.
취할 듯한 영원한 젊음 속에 살자.
해바라기.
그래서 너와 나의 이름은 해바라기.
댓글목록
水草김준성님의 댓글

오징어 볼뎅이 시인님
필명에 웃음을 머금습니다
미독味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