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천강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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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印千江之哭
거반 목적을 탕진했다
흰 낫 기스락이 검은 피를 흘린다
징거미 몇 마리 은하를 운반한다
밥상보다 높은 상(床)엔 은숟갈과 은수저
바야흐로 모가지가 떨어진 빛은
먼지 묻은 외계를 슬어놓을지
우주의 녹말로는 이 저녁을 다 반죽할 수 없고
무릎에 한 마리 뿔을 뉠 수 없느니
은빛 가두리가 입술만 내밀고 뻐금거린다
철갑을 둘러매고 출근했다가
넝마를 하역하면 깊어지는 웅덩이
옥상 아래쪽 어족들은 가슴지느러미를 쓸어내린다
*
우주에서 내리는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빗물을 받아먹고 죽음과 내통하는
밥상보다 높은 평상은 없으니까
*
쇳가루비 내린다
우주 어느 모서리가 타들어 가며 떨군 탄화미 같은 것이어서
물고기 입술이 마를 날 없듯이
불탄 지층에서 출토되는 어둠
이 한 잔(盞)의 밤도 일렁거린다
공복의 예후처럼
비(悲)는 우주를 관통해 내린다
지남철을 끌면 모래가 뱉는 터럭들
유리구슬 속으로 칠흑 쇳가루가 쌓이는데
어쩌자고 사금파리 예리로 손목을 긋고 있나
천 개의 강을 베는 흰 낫,
자루 묽은 공방은 또 한 저녁의 모서리를 깎아내고
붉은점모시나비떼
가슴 앞섶에 깨진 거울처럼 박혀 있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칠 일이 지나고 오늘
이성미
한 사람이 가자 이어달리기하듯, 다른 사람이 왔다. 그는 가면서 또 다른 사람에게, 나를 넘겨주었다. 나는 파란 바통이 되어…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칠 일이 지나고…
오늘은 일곱 개의 태양이 뜬 날.
오늘은 일곱 나라의 언어로 종알거린다.
나는 오늘의 입을 보고 있다.
오늘은 주름치마를 입고
시장 좌판을 펼치듯 하루를 펼친다.
오늘은 뜨거운 시간, 서늘한 시간, 밝은 시간…
각자 다른 길이와 온도를 가진다.
나는 시계 소리를 듣고 있다.
밤이 가까워질수록 오늘은 점점 느리게 간다.
오늘은 뒤섞이고, 오늘은 돌기가 있고,
마주 보다가 몸이 멍청해진다.
오늘 새벽의 공기는
하얀 스카프처럼 휘감으며 속삭였지.
나를 사랑해도 좋아.
,
시엘06님의 댓글

월인천강지곡의 피상적인 지식만으로 활연님의 위 시를 음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
그러나
/천 개의 강을 베는 흰 낫,/에서는 무언가 가슴이 찡한 느낌입니다.
요즘 시가 점점 무섭고 낯설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까불다가 이제사 시가 '이놈!'하고 나타나는 느낌.
그렇지요. 시가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요. 그 시의 세계를 강철같이 뚫고 나가시는 모습에 늘 감탄할 뿐입니다.
그래서
'쇳가루비'에서 '붉은점모시나비떼'를 끌어내는 그 시상이 참 아름답다는, 그런 생각에 잠겨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어제는 대낮에 막걸리 몇 사발 들이키고 사무실에서 해롱대다가
땅도 좀 밟고 호박 몇 방울토마토 몇 가지 몇 오이 몇 수확하고
저녁엔 기름기 그득한 생고기를 구워 소주 한잔, 집에 오니까
빙글빙글, 더위 탓인지. 늙은 탓인지. ㅋ
우주에서 내리는 건, 주로 쇳가루 성분이라 하더군요. 지붕 위에도
길에도 우주가 깔린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철공소를 차리고
우주를 확장하고 계실 터.
그러나 인간 사는 곳은 그리 평화롭지 못하다, 절대다수가 아직도
호구지책이 마땅찮아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 그게 지구의 현실
더러, 자본집중으로 수천만배 부를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천개는,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이원이 이미 석권했지만.
더운 날 시원상쾌하게 보내십시오.
무의(無疑)님의 댓글

칠 일이 지나고 오늘 / 을 별로
로 분류했는데
그로부터 일 년 하고 오 개월이 지나고 오늘 / 다시 보니까
좋다로 바꿔 표시합니다. 그사이 개안했을 리 만무한데
아마도 믿고 쓸 수 있는 '활'이 화살로 제시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고 ... 요
어쩌자고 사금파리 예리로 손목을 긋고 있나 / 나는 왜 이런 문장에 오르가슴을
느끼나. 야화가 붉은 눈을 읽던 어떤 밤처럼
밑을 알 수 없는 조갈에 콸콸 낚을 드리우다 갑니다.
우주의 녹말로는 이 저녁을 다 반죽할 수 없고
밥상보다 높은 평상은 없으니까 ..... 이 아니 좋은가, 어두워 그 속을 다
모른다! 해도, 암튼
나도 '초승을 잡아당겨 손목을 그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기분인가 싶기도 하고 ....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우주는 그냥 우산일 뿐,
몽롱한 짓 하니까, 한방 맞았다가 맞는데.
어처구니 없으면 우주 끝까지 미끄러질 지도 모를 일.
시판이
정숙엄숙요조숙녀일 수는 없겠으나,
주디만 발달한 것도 물리쳐야 하겠다 싶네요.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뭐가?
대사~~
시원한 하루 되시얍.
김학지s님의 댓글

솔직히 님의 글에 클릭 하는 건 음악을 듣기 위한 것이지 매번 같은 글 지루 한 글 읽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글에 음악도 입히고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은 본 받을 만 합니다.
저작권도 있을 것인데 창작 시 방에 이렇듯 음악을 자유롭게 올리시는 노력은 인정 합니다.
저도 음악 득기 좋아 하고 남들에게 들려 주기 좋아 하는데 혹시나 저작권 문제가 되지 않을 까 걱정 되어서
못하는데
덕분에 좋은 음악 들어서 정말 좋습니다.
/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님 입에 묻은 똥물이나 걱정하는 게 어떨지, 웬 듣보잡이 아침부터 설치나 했더니
설치류였군. 밥은 묵고 댕기냐?
이말이 안부가 되는지 모르겠으나, 참으로 불쌍해 보이오.
자아가 정리 안 되면, 병원에 가서 알약 좀 타 먹고(경계성인격장애가 의심됨)
뭐라 지껄이고 싶으면 합평방으로...
깐죽거리는 걸, 업으로 한다면 말릴 수 없지만
어린 새끼가 똥오줌 못 가리면, 똥밟았다 할 수도 없고.
인생 실패한 놈 불쌍하다 시주해 줄 수도 없고.
ㅎㅎ.
썩은 귓구멍에 음악 들려주는 것도, 참 더르븐 짓이겠는데.
오늘 또 발정했거나,
팬티에 빨간 물 들어 어쩔줄 모르는 새끼이거나
어디서 얻어터지고 시비 붙자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역시
면상의 똥물이나 치우고 까불면 좋겠다는.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혓바닥 늘어뜨리고 함부로 짖는 개,
나 쥐.
네 이놈 할 수도 없고.
직접 대면하면 한마디도 못 할 것들이 화면 앞이라고
마구 용기가 솟구치는, 불빛 벌레 중독자라 해야 하나, 작것
시판엔 늘 쓰레기과가 있는 걸 부정할 수도 없고.
세상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할할거리고 다니는 족속들.
그 엄청나게스리 고상 무상하다는 곳에서
겉멋은 지가 잔뜩 들었으면서 거꾸로 지껄이고
느닷없이 야바위짓하며 깐죽거르는 것도 내공이라 치면,
지s는 그런 중에도 上놈이겠다.
교활한 자에게 과잉대응한 나도 촐싹과임을 부인할 수 없겠네^^;
취해서 잤더니, 더 취하넹. 산에나 가야겠네.
그대의 멀건 눈깔에 경의를!
水草김준성님의 댓글

김학지s님
시마을 에 글을 올리는 문우라해서
편향하는 것이 아님을 말씀 드리며
활연 시인님의 월인 천강지곡의 시제를
이해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그 곡哭의 의미을 어디에 두셨을까요
또한 이상미의 시
칠 일이 지나고 오늘 을,
내용을 자세히 보시길 바랍니다
독자마다 시를 감상하며
정서에 따라 여려 갈래로 해석 될 수 있다는 생각
노 하지 마시고 이해 하심에
무게를 두시길 바랍니다
건방을 떨어 죄송합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지 기분대로 물똥 찍 싸놓고 혼자 끽끽거리는 사람들이 있지요.
아마, 억하심정이 많으니까, 바로 보이는 것도 없고
세상 물어뜯고, 남 마구 할켜대고, 본능의 짓일 것인데 어쩌겠는지요.
시판에선 시로 말하고
시로 판단하면 그만인데, 에고를 들이대면 난장판이거나
개싸움장으로 바뀌겠지요.
상습적으로 느닷없이 벽돌로 뒤통수 치는 놈은 있으니까,
그런 자일수록 지가 제법 시를 안다, 깝죽대는데
사실, 자신의 자폐성을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지요.
다반사인 경우이나,
더운 김에, 맞장구 함 쳐주었습니다.
오늘도 시원하고 상쾌한 날 지으십시오.
현탁님의 댓글

어둠을 저리 표현하나...........
새롭게 솟아나는 시어에 감탄입니다
행간을 물고기처럼 유영하다가 숨이차 빠져 죽을 것 같습니다
헉헉~~
언제 이 풍부한 가슴 속을 들여다 보나요 ㅎㅎ
반가워 들어왔더니만...............
공기도 다 같은 공기가 아니어서 이런 일 저런 일도 있습니다
앞만 보시고 옆은 보지 마시길.............
기분 좋은 날, 홧팅입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예전에 한 싸움하던
닭이었습니다. 요즘은 좀 진화해서
농부이거나 소작인이거나...
안타나 장외홈런 많이 때리는 하루 되십시오.
김태운.님의 댓글

그렇게 타일러서 물러설 작자가 아닙니다
여기저기 댕기며 앵앵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지가 학질에 걸려 자기모순에 빠진 질환자인 듯
보세요? 김이 새지만 그 이름에 떡하니 비치잖아요, ㅎㅎ
끝에 'ㄹ'을 감추고 's'로 둔갑한...
퇴치하려면 에프킬라가 있긴 한데
싯적으로 물리칠 방법도 있지만
저 친구 난독 오독이 문제라
천하디 천한 천덕꾸러기 천독이라
그것마저 아깝구만요
활연님 글은 물론 어렵지만 단연 우뚝
음원도 잘 고르십니다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학질이라,
그런 자 많이 본 듯도 싶습니다. ㅋ,
제가 가을 들녘처럼 여물어 수확할 게 있으면, 그런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시장에 내다 팔 것이 없어,
뺑뺑이 돌리기만 하는데,
언제 신기루 하나 솟을지.
남쪽은 더 더울 지경일 텐데
춤추고, 노래하고, 여름하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