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실종失踪, 그 행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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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923회 작성일 17-06-06 12:30본문
실종失踪, 그 행간에서 / 테울
시간에 쫓긴 바퀴 발굽 노루 한 마리 산록도로를 구르며 질주하고 있다
휙휙 전생에 스치며 지나가는 산과 들은 여전히 짙푸르지만
간간 이국적인 그림이며 냄새들 아직 어색하단다
산자락을 오르내리던 생각은 뚝 잘려 길 잃은 지 꽤 오래다. 시커먼 아스팔트가 삼켜버렸으니 도로 뱉어낼 리 만무하다. 사방에 어슬렁거리던 그의 친구들 소와 말의 흔적마저 삼켜버린 듯, 중산간 어중간으로 들어서면 4,3에 잃어버린 마을 영남동의 말뚝만 쓸쓸히 얼씬거리고, 늘어진 목을 조이는 비는 올똥말똥하고,
족족 개발의 흔적을 더듬다 살녹 살녹 중얼거리며 마침내 마주한 곳
멧돼지가 물을 마시러 내려왔다던 돈내코
근처, 서귀포 현충원
6.25에 청춘을 앗겨버린 백부의 비석이다
海兵 三曹 金希順 之墓
1952년 6월 17일, 卒
불과 22세, 그날 이후
산화한 그의 시간은
여기 없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까마귀들
뭘 찾는지 잔뜩이고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울적하여 좋은 하루는 글렀고...
아무튼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 3과 6. 25가 개발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은 산짐승처럼 회자 됩니다.
잊혀졌을망정 기억에서는 실종 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보훈의 달입니다.
가신 분들의 영면을 빕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6월은 특히 잊지 말아야겠지요
부끄러운 동족상잔
남이나 북이나 그 슬픔이 오죽하겠습니까
보다 경건해야하는 6월입니다
감사합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픔이 꽉 찬 6월 입니다
반목의 시기를 벗어난 듯한
외형이나마 위로를 받는
시절이긴 하지만 모든 것이
본래의 자리에서 굳건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새 날이 단단해 지리라
믿으며 남은 오후
편안히 보내십시요
김태운.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로를 받는 것인지 스스로 자청한 것인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려면
적어도 한 세대는 지나야할 듯,
물론, 우리가 그 세대이지만
영원한 교훈이겠습니다
대신한 반성과 함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