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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뼈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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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1회 작성일 15-08-11 07:37

본문

 
  말에도 뼈대가 있다


  정민기



  말에도 뼈대가 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말
  꽃차례를 버리고 말았다
  천지간에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모자를 쓰고 독창(獨唱)을 해야 한다
  집과 길이 나로부터 멀어졌다
  쾌청한 날이 가고 말았다
  맨드라미가 비웃듯이 피어났다
  머뭇거리다가 바닷가 모래톱에 주저앉았다
  대추나무와 손잡고 있다가
  오전 여섯 시 반에 복습했다
  햇살이 소독하고 있었다
  속수무책으로 더위에 당했다
  너무 뜨거운 여름이다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났다
  밤에 장대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유원지에 나들이라도 나가야 하나
  햇살 긋고 지나가는 새 한 마리
  나도 너처럼 곤핍(困乏)해지고 있다
  나비가 날아왔다
  세상 모르게 낮잠을 잔다
  유목민들은 정착하고 있다
  그들의 미학과 독법이 궁금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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