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는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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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는 내리고
작은 술집에서 비 그치기 기다리며 취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빗소리를 들으며 시를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는 내려도 다녀온 바닷가에서 파도는 여전히 하얗게 부서져 올 것이다
나뭇잎들은 빗소리에서 쓸쓸한 가을의 서곡을 들을 것이다
이 빗소리를 몇 번 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가 반가워 밭과 논에 물을 보러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떠난 사랑 못잊어 비처럼 처량하게 거리를 떠돌며 헤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일 비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못할 것 같아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벌레들은 비에 젖은 날개를 연신 발로 부비며 하늘을 원망할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날 새로이 태어날 애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만 나리면 달팽이처럼 우산을 쓰고 어디론가 방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밤비는 내리고
빗소리를 들으며 누군가도 나처럼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봄뜰123님
밤비 내리면 상념 속에 방황하는 영혼들의
자연스런 발자국을 상상 속에 그려 보고 끄덕여 봅니다
고운 시를 즐감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시인님!!
봄뜰123님의 댓글의 댓글

잊지 않고 찾아주시고 늘 격려해주시고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올 여름도 치열한 시심으로 극복하시고 가을까지 쭈욱 반짝이는
명품시를 내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하소서, 은영숙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