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덜 일요일을 달린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덜덜덜 오토바이 안장을 달구고
다다른 도봉산 계곡
물놀이가 한창인데
먼발치의 간이 테이블에 앉아
어제를 생각한다.
죽을 것만 같은 한낮의 무더위
옷을 적시고
이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만 같았는데
참 고마운 신념이다.
일을 시작하면 끝이 있었다
더러는 김밥을 하나 사고
더러는 아강바리에 막걸리를 사고
쟁반같이 둥근 빈대떡이
땡볕에도 무색하게 소낙비 내리는 소리로
미각을 돋군다
콜라 한잔이면 그거로 충분한 것
어린아이들의 물놀이가
생경하지 않고
튜브를 밀어주는 나지막한 여울물에
발목이 잠긴 아버지들의 만면한 웃음이 좋다
여기서 멈추면 그 또한 아니지
덜덜덜 오토바이
수락산 산 그늘에 엔진을 식히고
간이음식점의 주모가 호객해도
싫지만은 않구나
소주에 홍어 무침 한 접시를
개 눈 감추고 쉼을 하니
내게도 이런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나
새소리 물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일요일이 가는 바람 소리 같구나
덜덜덜 해가 지면 돌아가겠지
내 삶의 일터로
내 땀을 먹고 크는 아이들 곁으로
추천1
댓글목록
아무르박님의 댓글

포도 두 박스
아무르박
"영동 포도가 5kg 두 상자에 만원"
하자
마트 맞은편의 가게 주인
"절구통만 한 수박이 지금부터 한 통에
만 오천 원"
하자
마트의 과일 장수
목소리에 힘을 주고
"어제는 한 상자 만원이었는데
오늘은 두 상자에 만원"
하자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
햇살에 포도가 자자, 떨이
한 상자에 만원"
하자
마트의 포도 팔던 사장
짜증이 극에 달했는지
"자, 잘 익은 영동 포도
네 상자면 포도주가 진국"
한다.
마트에 80%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는데
아내는 횡재라도 했다는 듯이
"두 상자 더 살까요?"
한다.
"그만하면 됐다.
농심을 그 만 훔치고 집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