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과와 승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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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와 승용차
꽃도 아니고 사과도 아니면서
이름은 꽃사과
그 나무 밑에 나는 없고
내가 기다리던
너 혼자
외롭게 서 있지
먼 옛날부터 그래왔던 듯이
꽃도 아니고 사과도 아닌데
그 이름으로 너는
거기서 무얼 기다리고 있었을까
내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월요일의 아파트 주차장
오전 10시 17분
청동 조형물과 나무 몇 그루
꽃사과 아래 하얀 승용차
둘이서만 과수원에 가려는 듯이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너가 승용차로군요
오전 10시 17분이면 바쁠시간이죠
한가하게 차가 꽃사과 밑에서 쉬고 있네요
주인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시를 적고 있는 건 아닐까요?
후훗^^
추천합니다
石木님의 댓글

빛보다도 빠르게 오시어 댓글을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선 그 시각이면
출근할 사람들은 다 출근했고,
부지런한 주부들은 설겆이를 마치고 외출했고,
저처럼 한가한 사람들만 남아서 배회하던 걸요.
자동차가 있다는 건 그 차를 세워놓고 기다리는
누구인가의 마음이 그 나무 아래 서 있다는 뜻이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여름의 무더위도 지금이 고비이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유감 없이 즐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