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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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의 거리엔
아직 불빛이 흐르고
남겨진 술잔 속엔
여전히 별이 찰랑거리는데
누가 벌써 오늘을 마감하는가
생은 어차피
실체 없는 그림자놀이
쌓았던 우정은
맥없이 허물어지고
맹세했던 사랑마저
수시로 변절을 일삼는
이 독한 세상에서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그 경계마저 모호하여
분별조차 어렵거늘
누가 함부로
아픔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노래하는가
바람은 늘 허리를 꺾고
삶은 그저 나부낄 뿐인데
지금은 비록
푸른 아침이 기울어
밤이 깊을지라도
아직은 오늘
멋대로 편 마모되는
굴절의 술잔 속에
덧없이 흩어지는
단말마의 호흡을 채워
이 아뜩한 날을
다시금 축배하자.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생은 어차피 실체없는/ 바람은 늘 허리를 꺾고/ 굴절된 술잔/ 단말마의 호흡을 채워/>>>
형이상학적인 화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는군요
배우게 됩니다 인생철학이 담긴 시
추천합니다
마파람님의 댓글의 댓글

처음 뵙는 분 같군요
하여간 반갑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