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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핀 장미 한 송이-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van beethov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1회 작성일 15-08-04 16:36

본문

한여름에 핀 장미 한 송이

 

 

겨우 몇 잎의 열정인가?

가냘픈 꽃잎 품고

늦은 산달을 기다리기까지

기다림을 위한 나의 봄날은 너무 짧았네.

 

오월의 화창했든 열기

붉은 산고의 오르가슴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었네.

 

소란 서러웠든 새들의 지저귐,

봄의 사랑과

분주한 시샘들은

내 표피가 앓은 쉬 스러지지 않던 안개였었네.

 

한여름 정오의 정수리에 좌정한 정적과

쇳물처럼 녹는 열기를 물고

나 여기 한 송이 작은 장미로 피었네.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가장 자유로운 몸짓으로

뜨거운 햇살에 갇혔네.

나 여기 정지해있네.

 

하늘의 해일처럼 덮쳐오는 천둥과 번개의 번뇌여

한여름 밤의 폭풍우 같은 사랑이여

나 가장 늦게 완성된 작은 꽃송이

능히 그대 만신창이가 되고자 하네.

 

깊이조차 짐작할 수 없는

구멍이 숭숭 뚫린 고독의 밑 빠진 독으로,

사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안으리, 그대

 

나 여기 피었네.

천년의 시간을 이 뜨거운 빛으로 담금질하여

단 한 송이

한여름 날 붉은 장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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