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중심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그 여름의 중심에서/활공
눈동자의 반쯤은 눈꺼풀이 점령하고 있고
생각은 멍하니 우주를 떠도는 미아인것 같다
육신은 더위에 지쳐 소금에 절인 배추 같더니
조금씩 방바닥에 누워 베기는 횟수가 늘어난다
비싼 전기료 때문에 애물단지가 된 에어컨
이리 뒤잡고 저리 뒤잡아 봐도 유체이탈 된 영혼은
어디서 무얼하는지 멍 때리며
하루 하루 氣가 소진 된다
바람 한점 없는 마당엔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해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웃고 있다
장독대 옆 봉선화 붉게 붉게 타오르며
가슴으로 그리움 삭히며
눈가에 짠 이슬이 맺혔네
삶은 고비 때마다 낯이 설어 맥 빠진 육신을
누르고 눌러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벽시계는 멈추지 않고 시간을 알리는데
세월 앞에 맥없이 주저앉은 생각들은
한올한올 들쳐 봐도 작렬하는 태양 앞에 선
한점 티끌되어 시름 시름 앓고 있다
무너지는 나약한 모습에 간절한 기도로
가슴 뜨거워지는 끈은 놓고 싶지않다
물안개 피어 오르는 그 곳
파란 허공과 함께 유영을 하며
한올 한올 고된 시간을 엮으려 한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여름의 중심에 저도 흐느적거리며 죽을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
'더워서 죽겠다'만 수차례 반복, ㅎㅎ
죄없는 냉수만 씹다 삼킵니다
허공을 유영하는 건 위험한 상상입니다
냉수 한 그릇 통째로 잡수세요
벌컥벌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