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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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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6회 작성일 15-08-02 15:37

본문

새벽녘, 자다가 깨어났는데

나는“엄마”를 부르고 있다.

그 순간 내 기억 속에는

아들도 없고, 남편도 없으며

고향, 꽃이 만발한 화단에서

작약처럼 웃는 엄마만 있다.

날이 밝으려면 아직 멀었고

외로운 날 위로해야 했기에

집안 곳곳을 살펴보다가

테라스로 향한 문이

반쯤 열려 있는 걸 발견하고

‘ 그래, 밤바람 때문에

마음이 추었던 모양이네’라며

스스로 그리움을 감추려는데,

여명에 다가서는 개수로 속

왜가리 한 마리

우아하게 목을 길게 빼고서

한 호흡을 깊이 들이마신 후

온 힘으로

물속에 머릴 처박는다.

한참 후에야

빈 부리만 물속에서 꺼내더니

두 눈은 머나먼 하늘을 향한다.

마치 엄마가 먹이를 구해와

입에 넣어주던 때를 그리워하듯,

저 왜가리도

가슴 한켠에 엄마라는

그리움을 간직하고 사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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