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통(心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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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구석엔 나의
은밀한 생활이 적나라하게
아무렇게 널브러져 묻혀 있다
삶의 생활 속에서 나온
뜻 없이 버린 상념
잘못 떨궈 어설픈 상황
숨기고 싶은 창피한 추억
씁쓸하고 아픈 상처,잘못들,
혼자만의 궤변,거치적거려 꾸겨버린
바라고 고대하던 꿈이나 사랑따위가
뒤엉키고 어지럽게 쌓여 퀴퀴하게
냄새를 풍기며 마치 쓰레기 더미 마냥
고독히 방치하여 언덕이 되어 솟아 있다
내다 버려 떨쳐 냈다고 생각했던
감추고 싶고, 잊고, 버리고만 싶었던
뒤죽박죽 아집(我執) 따위가 무심하게
해(年)를 먹은 만큼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이방인의 모습으로 무덤덤이
남 인냥 비겁하게 비루하니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둘러보는 객꾼 하나 있다
그 덩어리를 뒤적거리며 그 부스러기들로
누덕누덕 기워 입고는 허수아비가 되어
무표정한 얼굴로 우뚝 서 더미 언덕을
내려다 보고 있다
억누르고 싶고 재우고만 싶은 듯
허름하게 혼자 서서 저리게 두근대며
밀폐되어 나에게 부르짖고 있었다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해가 年가 아닌 태양이었어도 뜻이 이해될 것 같은 표현법입니다
시가 왜 암울하게 느껴질까요 기쁘게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혼잣말을 한다지만 독자가 있으니 슬퍼하지 마세요
완벽한 이해는 바랄 수 없지만 조금은 공유하니까요
감사합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