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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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다
천천히 주름살 펴던 다리미가 사라졌다
나무들이 에워싼 푸른 광목 한 장
오리 한 마리가 판판하게 다리다 거품으로 지워졌다
오리를 오린 연못 중앙
바람의 컴퍼스가 즉각 동심원을 그렸다
원은 반지름이 작을수록 둘레와 혐의가 짙었다
그는 원의 세계로 빠진 걸까
천 자락을 당기며 놀던 새끼 오리들
한 개씩 원을 뚫고 어미를 찾아갔다
흐릿하고 숨 쉴 수 없는 연못 내부
부은 듯 부러진 듯 어미 오리를 수압이 용접 중이었다
수심 깊은 어미 입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필사적이었다
숨을 참은 채 끝까지 먹이를 물고 있던 어미
새끼들을 본 순간 체위를 바꾸기 시작했다
물갈퀴로 풀무질하며 물 위로 고개를 내밀자
새끼들도 하나둘 퐁퐁 튀어 올랐다
구겨진 광목을 다시 다리던 오리 가족
연못가엔 맨손으로 움집 파던 나나니벌이
입구를 돌멩이로 간절히 표시했다
자신을 오리는 어미들의 올인이란,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나는 이 음악이 참 좋아요.
" 눈 감 아"
요즘 저는 꾸라지 美 를 자주 흡입하게 되는데 오리를 풍부하게 확장하셨습니다.
'광목을 다시 다리는 동안' 이 한 마디에도 저는 충분히 감격하겠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음감(音感)이 구단이신듯.
가장 추운 목욕탕, 추어탕은 더운 여름 보양식이죠.
식후 사천 오백원 짜리 종달새를 태워 날리는 얼짱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합평방 몇 마디에 뿌리째 흔들려 고생하는 요즘입니다.
올 것이 왔으니 시의 밑단부터 다려야겠지요.
이것은 녹슬지 않으려고 써본 자위적인 이미지.
그럼에도 과분한 말씀 앙 고맙나.
이밤 잠들기 전 활연님의 야심찬 프로젝트 성공을 기원합니다.
낮은소리님의 댓글의 댓글

아무 생각 없이 댓글 읽다가 지구 밖으로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여의도 바람이~ ....... 숨 쉬어야 돼~
도 있네요. 아, 그래서 동피랑 님께서 이 곡을 붙여놓은 거군요..
동피랑 님답네요..(__)(^^)(__)(^^)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피랑님이 자주 애용하시는 것들, 이거 왠 공짜람 하시공.
음악 파일을 변환해서 스위시 구동해서 내가 직접 만든 것이란 걸 모르실 거얌.
요즘은 스위시맥스는 안 하지만, 예전엔 게시판 안정성 때문에 음악을 죄다 변환했음.
증거인멸이 내 손가락에 의해 완벽하게 이루어지니까, 먹통을 만들 수도 있음.
(전문영상작가로 데뷔하려 있으나, 흥미를 잃었음.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
gaston tistory 생산품. 음원 추적 들어오면 파일을 순식간에 삭제함,
그런데 이건 음원 파일이 아니고, 영상 작품 형식으로 되어 있어, 추적이 안됨.
일반 파일일 경우 들리는 것도 안 들리는 것도 있는데, 내가 만든 건 전천후
그니까 임시 사용권
오배권~~
◈ SOLO HAY UNA PARA ME
오직 나만을 위해 있어주오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오직 나만을 위해 있어주오
당신 곁에 늘 있고 싶은 욕심
멈춰 세워 두지 못하고 자꾸만
부풀어가게 그냥 둡니다.
큰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지만 당신을 밖으로 내 보내는 일
쉽지가 않더군요.
잠시라도 비워보려 했지만
그때마다 사지가 마비가 될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당신을 사랑하나 봅니다.
그런 당신을 하늘이 부르는 날까지
놓지 않으렵니다.
사랑한다는 것
생의 지독한 작업인 줄 알면서도
칠레 태생의 세미노 로시(Semino Rossi)가 부르는 오직 나만을 위해 있어 주오(Solo Hay Una Para Mi),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했는데 저로선 너무 빨리 왔다는
반 슬프고 반 기쁜 이른 바 슬쁨을 두고 음악 없는 온라인 시,
재미가 덜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묘책이 없습니다.
임시 사용료 오배권이면 먼저 자수 안 한 죄값 치고는 멜론보다도 메롱이다.
음악도 좋고 휴대폰에서도 잘 나와서 처음엔 단순 절도 그러다 상습절도 나중엔 알겠거니 막가파 절도를 인정합니다.
힘들게 노력하신 줄도 모르고 퍼다 날랐으니 이자리를 빌어 절도있는 백배 사죄 드립니다._()_
시꾼♪님의 댓글

오리다 시제가 다의적입니다 ㅎ
물밑에서 필사적인 오리의 발목을 생각합니다 ^^
모처럼 휴식이 있는 날 가족과 오붓하시길 바랍니다 !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시꾼님 반갑습니다.
여러모로 바쁘실 텐데 요오까지 오시고.
앙 고맙나. 와락입니다.
댓글 달고 저도 후딱 잘랍니다.
포근한 밤 되세요 두 분 다~^^
박커스님의 댓글

올림픽 공원에 15년전 놀러 갔다가 지금 이 광경을 본 기억이 아련합니다.
어쩌면 저 광활한 허공도, 다려줘야 할 광목이 아닐까, 내 무의식 먼저 다려 펴야 할텐데요,,
울 아빤 어디갔지? 내일이 기일인데,,잘 감상했습니다.즐거운 주말 다리세요.^^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박커스님 밤 늦게 뵙습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받기만 하니 쑥스럽군요.
태풍 뒤 폭서가 기다린다니 빙수 다리미로 시원하게 다리세요.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동피랑님
오렛만에 뵈옵니다
음악이 너무 감미롭습니다
광목을 다리는 오리도 너무 멋집니다
즐겁게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고운 주말 되시옵소서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님 늘 건강하셔야지요.
음악은 재주가 없습니다.
어디서 퍼다 나르기나 하는 걸요.
오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낮은소리님의 댓글

오랜만에 동피랑 님 체취 맡으니 정겹네요
포스트모더니즘은 원의 어디쯤에 있는 걸까 잠시..
보습기에서 나오는 오리 가족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체온과 최단거리에 늘 계시니 눈부시다, 맨 위에서 빛날 거다 급기야 터질 거다
믿습니다
휴가, 아직이신 듯한데,
오리 다리미 훈김 뿌리듯 가족사도 팽팽하게 다려오시길요~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예리의 다리미날에 손이 베일 듯한 말씀을 따를려니 시산이 아득합니다.
난이도가 너무 꽝이라서 싱거웠을 텐데도 어깨를 만져주시니 감사합니다.
방학이라서 더 바쁘실지 모르겠습니다.
낮은소리 님의 시처럼 번뜩이는 건강으로 남은 맹서(猛署)도 지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