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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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출입문에 빨간글씨로
"쩍벌남 금지" 라 쓰여있다.
노인의 다리사이에서 노쇠한 아코디온의
불협화음이 들린다.
발바닥이 근질근질해 주정꾼 처럼
off-limits 홍등가도 기웃거릴 때 관절은
활공각도 좋은 그의 꽃마디였다.
세월의 가중된 무게로 통증이 눌러붙어
동력잃은 뼈 마디가 원상복귀를 거부했다.
찌어억 벌어진 석류를 보아라.
벌어지면 닫힌다는것은 흉터를 남기는것 보다 잔인하다.
벌린다는것은 일대기 성취의 결산이다.
그대도 벌린대서 태어났다
적막을 깨고 떨어지는 밤한톨이 신의 섭리로
지구를 깨물지 모른다.
누군가의 눈길이 무릎사이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민망한 자리 그데로 두고 다리를 오무려 본다
고관절이 풍파에 밀려 찌그려젔나 자리가 펑퍼짐하다.
역마다 풋내나는 무릎들 창밖으로 밀어내고
출입문에 쩍벌남의 빨갛게 익은 무릎만 어지럽게 흔들리고
애꿎은 세월만 나무라고
전철은 종점을 향해 달린다.
댓글목록
水草김준성님의 댓글

풍설 시인님
님의 시에 사사하시는바 큼니다.
시인의 시안 아름다움이지요
미독 하고 갑니다
풍설님의 댓글

졸작에 머물러주심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노력할것입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