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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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은유가 예사롭지 않은 말이라
검색창에서 진위 여부가 애매한 검색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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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먹은 암사자가
남아 있는 원숭이 새끼를 쳐다본다.
원숭이 새끼 맑은 눈동자로 사자를 보며 꼬리를 흔든다.
암사자가 원숭이 새끼를 물고 제 둥지로 돌아온다.
귀엽다는 듯 자기 새끼 돌보듯 돌본다.
누-우 한 마리가 금방 새끼를 낳는다.
겨우 일어선 새끼가 어미젖을 먹는 사이 멀리서 하이에나 한 마리 다가온다.
이를 본 암사자 한 마리가 누-우 새끼에게 다가간다.
놀란 어미는 도망가고
누-우 새끼 암사자가 어미인 양 꼬리를 흔든다.
암사자 하이에나로부터 누-우 새끼를 지키고 키운다.
과연 꼬리로 몸통을 흔드는 위대한 인류애, 아니지 동물애다.
인간 세계로 와보자.
어느 신문기자가 기사로 고래고래 외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고
외침의 내용은 이렇다.
현물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선물시장이라는 꼬리를 만들었는데
이 꼬리를 흔들어 대는 바람에 몸통인 현물시장의 개미들이 깡통을 차고 있다는 것이다.
화려한 CF 꼬리 흔들기에 현혹되어 별 볼 일 없는 제품을 산 몸통들이 명품이라며 꼬리를 흔든다는 것도 있다.
정치권으로 오면 쪽지예산이란 꼬리를 흔들어 몸통을 누더기로 만드는 것은 예삿일
소수의 꼬리 흔들기 때문에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몸통의 가슴 치는 몸부림
긴 꼬리를 가진 시장이 한밤중에 메르스 메르스 하며 꼬리를 흔드는 바람에
몸통이 선잠을 깨어 불안에 떨었다는 이야기 하며
더 긴 꼬리를 가진 누군가가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꼬리를 흔들다가
어느 작은 꼬리가 죽으면서 내려친 꼬리 흔들기 때문에 몸통이 날아갔다는 이야기
그 꼬리를 맞은 몇몇이 도마뱀이 무색할 정도로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정치권에서는 꼬리 흔들기로부터 꼬리 자르기까지 꼬리의 진화가 화려하다.
애교 있는 꼬리 흔들기는 쯔기다시(이것은 일본의 꼬리인대)꼬리로 맛 집의 몸통이 나날이 살이 찐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더 큰 꼬리 흔들기가 있는데
검은 대륙이 이것은 고래로 자기 꼬리라며 왜 흔들지 않느냐며 닦달을 하고
바다 건너 긴 여우 꼬리가 한판 꼬리치기를 해서 반도를 파도로 뒤덮겠다는 듯이
몸통 풀기를 하고 있는데
이 꼬리는 허리가 잘리어 어떻게 꼬리를 흔들어야 몸통을 움직일지 감을 잡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래저래 동물 세계를 제 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은
암울한 은유에 불과하다.
우리 집 강아지가 나를 빤히 보며 꼬리를 흔든다.
아무리 봐도 몸통은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강아지 꼬리를 잡고 세차게 흔들어 봤다.
강아지 몸통을 세차게 흔들며
께 갱 께갱 깨 깨깨 쎄 끼
분명 누가 뭐래도 내가 들은 것은 개새끼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 뒤에 ---들아! 라는 소리를 못 들어
영락없이 내가 꼬리 흔드는 개새끼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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