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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볶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6회 작성일 17-06-03 06:38

본문


낙지 볶음

남들은 앞으로 걸어가는데
난 게 다리를 뻗치며 옆으로 걷는다
신나는 낙지잡이에
바다를 비웃다
난 갯벌의 포로가 되어 허우적 댄다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과 하늘이
하나가 되어 갈 때
징그러움도 한 몫 찾아
퇴로를 순식간에 차단 못한 나를
꿈틀대는 다리로 껴안으며
나를 단잠에서 깨어놓는다

꽁꽁 언 낙
나 같이 고향 버릴 사연 없는데
장인의 삽질에 걸려들어
검게 탄 그의 얼굴의 미소가 되고
자식들의 학비가 되기 위해
속절없이 바다를 건너왔다

이 저녘
구름도  서해 갯벌을 그려대니
낙지볶음을 위해
소주병을 찾고
인터넷을 뒤적인다


추천0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을 바쳐 사람들의 삶의 밑천이
되면서도 울지는 않는,

낙지가
낙지볶음이 되기까지 해학으로 풀어나가는
 맛살이 시인님의 관조가 엿보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맛살이 시인님! *^^

맛살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이곳  비가 썰렁하게
내리네요,  소주 한잔 생각에
낙지 타령을 했네요

고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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