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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을 뜯다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833회 작성일 17-06-03 17:23

본문

 족발을 뜯다가 / 테울




  주먹에 비친 어느 발목의 기름진 살과 깡마른 뼈 사이에서 어긋난 이빨의 생각 아득바득 그러니까 혓바닥의 생각으로 바로잡으면 만족과 부족 그 삶의 어간에서 어제와 내일을 합해서 반으로 쪼개면 오늘이다 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절반이면 그나마 만족이라는 생각 지나간 어제는 다소 부족했더라도 화끈하게 어버리고 싶다 어차피 내일은 다가올 오늘 나에겐 오직 늘 이 시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령 오늘마지막이라 해도 닥친 당장이 절실하므로 내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지난날엔 굶거나 죽을 먹는 날이 허다했으므로 고파 죽을 맛 한겨울 짐승의 허기 같았지만 지금은 적어도 뭇 사람처럼 밥이라도 잔뜩 먹고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살다 살다 오늘을 살다 오늘 젓가락질이 어려우면 쇠스랑 같은 포크를 쓰면 되겠지 내일 두 발이 부족하다면 네 발로 기면 되겠지 어제처럼 살다 오늘을 살다 네 발마저 시원찮으면 훗날 오체투지 같은 지네로 살거나 어깻죽지로 날개를 달아 어느 시인처럼 훨훨 날았으면 더욱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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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참말로
그래서 제가 편족이 되었군요?

@테울 : 오잉? @@ 한쪽 다리가 없다고? 이를 어쩐다……
밤에 족발을 뜯어서 잘 몰랐나 봐! 미안, 어쩐지 족발 맛이 인육 같았어.


언제 족발에 맥주 한잔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그래서 저는 술은 절대 혼자 안 마십니다.
쐬주는 약하고, 맥주도 아는 사람과 가끔 할 때가 있지요.
맥주도 2~3잔 마시면, 그냥 홍당무가 되어버립니다.
아마 저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토끼 같은 마음이겠지요? (웃음~^ㅁ^)
아주 기가 막히지요.~ㅎㅎ 파이팅!

맛살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발과 그 사이 연골 까지 다 빨고 나면
그래도 남는 것은 뒷 꼬리, 아 너무 했나 !  미안합니다
저와 어느 날 함께 마시면 그런 사고는 없을 것 같고...

남의 고뇌를 읽으면서도 먹는 소리에 즐거워 지는 마음
좋은 시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테울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족발 네 쪽 중 한 쪽이면 충분한데 제가 욕심을 너무 부렸나봅니다
반을 넘보고 있었으니...

그래도 먹는 것이 남는 것이란 말도 있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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