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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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부채 / 테울
냉랭하던 지하 단칸방, 광중壙中 같은 구석이 연일 후덥지근하다
겨우 붙어있는 목숨, 바싹 말라 시체로 비친 손마디가 바람을 깨우고 있다
때마침 흐느끼는 빗줄기 주르륵,
빗살 찢어지는 소리
빚 빚
무덤 같은 기운이 어느새 축축하다
젖은 손이 바람을 재촉하고 있다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신용불량자의 눈물
주룩주룩,
빗살 빚어대는 소리
빚 빚
몇 줄기 이 비가 가고나면 한 가닥 빛줄기라도 내릴까
요즘 따라 부쩍 그의 이명을 간질이는
방송의 추임새 신바람 행간이다
탕 탕
마이너스 손이 날개를 달고 마이더스 손으로 비치는 날
지하에 고인 이 갑갑한 시간이 먼 바다로 흐르고 나면
무지렁이 같은 이 낯짝의 낌새라도 살짝 펼 수 있을까
혹은, 이 빈손이 흔드는 부채처럼 활짝
청산淸算의 바람을 타고
시원하게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빚 생각을 하면 소름 돋는 수가 있지요.
부채보다 더 썰렁한 負債,
빚지고 사는 건 한뎃잠을 자는 거와 같아서
항상 뒤가 써늘하지요.
버는 만큼, 혹은 그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감사합니다 *^^.
쇠스랑님의 댓글

가계부채가 천문학적 숫자인데
모두 못산다고 아우성쳐도 엄살 같고
해외여행은 잘도 갑디다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서도^^
하여간 빚 있으면 목 조이는 기분일건데
앉아서 주고 서서도 못받는 돈, 돌려도 하면
배째라는 식으로 나옵디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태운 시인님
저녁밥 맛있게 드세요
최현덕님의 댓글

근간에 신용불량자가 급증한다는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대한민국이 신용불량국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시사하는 바가 큰, 의미를 잘 다독거리며 읽습니다.
좋은 세상을 기대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맛살이님의 댓글

신용불량자의 빚
국가가 탕 탕 하면
지하에는 빛,
자손 삼대는 국가 빚을
갚아야 하는데 말려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 모르겠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테울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할수록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부채 하나들고 종려나무 아래 쉼 하나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고대해 봅니다
김태운 시인님 감사합니다
늘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더위가 부채를 재촉하더군요
오신 분들 혹시 빚이 있다면 부채로 시원히 날려버리세요
잠시라도 시원해질 것입니다
일일이 답글 드리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