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기대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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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도 잡고
잠자리도 잡고
개구리도 잡고 살아요."
"그게 무슨 말이죠?"
"멧돼지도 잡고
황소도 잡고 살아야 하는데
요즘 일은 짤짤이 인생이란 말이죠.
일은 매일 하는데
돈이 되는 큰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아~, 그 뜻이구나!"
"족발은 많이 팔리세요?"
"동네 수준이 그런가 봐요.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삼만 이천 원에 대자 하나 시키는 것도
부담이 되나 봐요."
"저희 동네는 대자가 삼만 팔천 원인데
정말 싼 것 아닌가요?"
"이달 들어 족발 값도 오르고
생강값은 두 배나 뛰었어요.
값을 올려야 하는데
꿈도 못 꿔요.
어떤 손님은 왔다가
그냥 나가는 손님도 있어요."
족발집 주인은 요즘 전단 작업을 한다.
여덟 평 홀 매상으로는
가계 세와 공과금을 내는 것도 버겁다.
"어떨 때는 주인 가게세 주려고
출근하는 것 같아요.
열 네 개는 나가야 하는데
열게, 열 한 개로 뚝 떨어졌어요."
"사장님은 열심히 하시니까
잘 될 거예요."
이 말은
내가 듣고 싶은 말 이었다.
댓글목록
아무르박님의 댓글

고양이는 꿈꾼다.~~~하나
재채기 소리에 몸을 움츠린 고양이
울음소리가 가냘프다.
목줄을 풀고 어둠 속으로 내달린다.
어둠의 본능
두 눈에 불을 켰다.
앞발을 들고
내리 꽃을 뜻한 자세는
눈에 초점이 먼저 알고 움직임을 읽고 있다.
유연한 허리의 동작은
선 채로 180도 방향전환을 하고
무료한 오후를 읽은 게으른 하품은
앞발을 가지런히 모아
양 날갯죽지를 길게 늘였다.
귀여운 솜털의 발 속에
발톱이 제법 날을 세워 뾰족 튀어나왔다.
목줄을 비비 꼬아
자유를 스스로 구속한 애처로움이
주인의 등장에
여린 구원의 울음소리를 냈다.
식사 전에 앞발을 혀로 핥아
털 고르기를 하기에는 아직 어린 습성
하루의 대부분은
공간의 탐색과 놀이 그리고 호기심으로
천방지축
제 자리에 멈출 줄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다가와 몸을 비비고
밥을 주는 손등을 이가 가려워 문다.
이름을 부르면
제 이름에 응답하는 모습이 어리다.
발정기가 오는 가을이면
도둑고양이 암내를 맡고 우는 소리에
미련도 없이 집을 나설 것이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고양이는 꿈꾼다.~~~~둘
고양이는 사람을
친구 아니면 애인쯤으로 생각한다.
친구는 사람의 관심이 지속되는 한
대등한 관계의 설정으로
의지하게 한다.
애인은
잠깐의 이별도 애가 달아
시시때때로 다가와 애정행각으로
몸을 비빈다.
변심의 계절 가을은
본능에 충실한 배반의 계절이다.
늦 가을에 임신하면
봄에 새끼를 대 여섯 마리 낳는다.
여름 한 철
옴팡 정을 붙여 몸집을 키우면
가을이다.
새끼를 밴 도둑고양이는
수컷이 떠나가면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야생의 본성은 마치
고운 발등의 털 속에 발톱을 감추었듯이
사람의 온기와 먹이에 네 맡긴다.
이때는 사람은
친구도 애인도 아닌 그저 이웃 사촌쯤으로
인식하고 거리를 둔다.
아무리 잘 대해 주어도
새끼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는 순간
미련없이 집을 나선다.
도둑고양이 새끼들이
어미로부터 간혹 버림을 받으면
봄이 오기 전에 동사를 하거나
사람의 집으로 찾아든다.
생존은 야생을 버린 것이 아니라
오직 배고픔으로부터
스스로를 어디에 뉘 울지 아는 듯 하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고양이는 꿈꾼다.~~~~~셋
고양이는 생존 본능으로
빨랫줄에 걸어놓은 생선을 따 먹을 정도로
외줄을 탈 줄 아는 평형감각의 선수다.
도움닫기는
자기 키의 열 세배를 오를 수 있다.
그것은 사람이 삼 층 건물을
단숨에 뛰어오르는 괴력이다.
어른 고양이는 낮의 대부분을
잠으로 소진한다.
해 질녁부터 슬금슬금
주위를 배회하다가
밤이 깊어 올수록 자신의 영역을 순찰한다.
자신의 침샘이나 오줌으로
영역표시를 하고
다른 고양이가 침범하면
날카로운 발톱으로 눈을 찢거나
상대의 목덜미 또는 코를 물어 뜯는다.
싸움에서 등을 보이는 순간
집요한 추적으로
받듯이 응징을 하는 잔인함을 갖고 있다.
서열이 높은 고양이에게 복종하는 시늉은
낮은 자세로 몸을 웅크리고
일정한 거리를 두는 습성이 있다.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실 때는
눈에 보이는 순서가
고양이의 서열을 뚜렷이 나타낸다.
고양이는 사람 속에 길들여도
죽을 때는 몸을 웅크린 자세로
문을 보고 죽는다.
마치 자유를 스스로 억압한
내세의 꿈을 꾸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