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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74회 작성일 15-07-22 11:31

본문

폐가


타성받이인 우리집은 송씨네 제각과 맞물려 있다

동네를 통털어 이씨라곤 시골집 뿐인 셈이다
할아버지 때 이 골짝에 들어오셔서 백년 남짓 사신 것 같다

모두 죽거나 도시로 나가고 빈집만 남자,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걸 빌미로 집터를 팔라고 아우성이었다

우리터를 송씨 가문의 허드렛일 하는 장소로 만들 속셈이었다
산제를 지내는 마을의 판관으로 모신 경력은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다

아직 감나무도 성하고 대밭은 더욱 싱싱하건만
재산이라곤 무너진 집 한 채 뿐인데 팔고 싶어도 못 판다

그것도 재산이라고 작은 아버지께서 공동명의로 바꿔치기 했다
무너진 속살만 보이고 있어 볼 때마다 가슴 아프다

오랜 세월 헤매이던 유랑을 마치고 고향으로 복귀했다
증조부 모신 종산 탕건암으로 모두 이장을 마쳤다

그 오랜 가난의 질고를 이제 내려놓고
조상대대로 이어갈 산판의 기초를 신설했다

이제 나 죽어도 아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추천1

댓글목록

심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지님, 방문 감사합니다 사실에 입각한 생활시만 쓰다보니 사연이 구구절절합니다.
사는 것이란 다 그런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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