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은 꽃을 피우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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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신부 수국이 꽃을 피우지 못 했다.
늦겨울 싹을 잘리우고
수국이 필까 조바심을 깨웠었다.
1, 2호 라인 정원의 수국은
수박만 한 꽃을 피웠다.
어찌 된 영문인지
수국을 내려보는 무궁화는
꽃을 피우고 안부를 묻는다.
무궁화가 피고 백일이면
햅쌀이 난다는데
여러 갈래의 줄기를 뻗은 수국은
신부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봄 가뭄이 극에 달아
올가을에는 쌀이 풍년일까?
겉보리 서 말이면 처가살이 않는다는데
칠월은 마른 서정에 도망간 신부를 찾는다.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지난날에
수국이 피어 꽃의 이름을 되뇌이고
시를 쓰던 마음이었는데
메리스의 종식을 선언한 오늘은
만신창이가 된 경제를 탓하고 있다.
올해는 흉년이 오고
가물어야 피는 꽃처럼
이 나라의 시인들은 시가 풍년일까?
주머니의 동전 중에 오십원짜리 동전이
그 쓰임을 찾지 못해
돼지저금통이 살을 찌웠다.
이름을 알고 꽃을 피우던 마당에는
신부가 없는 칠월의 잔치상이다.
댓글목록
아무르박님의 댓글

국수에 뿔났다.
아무르박
입맛 없는 오후
저녁을 기다리지 못해
국수를 삶습니다.
비가 오려는지 찌뿌등한 날씨를 탓하고
더운 김 모락모락 피우며
흰 국숫발을 끌어넣고 싶습니다.
호박에 멸치 육수
고명으로 묵은지 한 포기 헐어 볶으면
그만이지 않겠습니까?
시절을 탓하지 말고
경제를 벌떡 일으키려면
가족들이 개다리 밥상에 둘러앉아
한 대접
고봉으로 국수를 같이 먹으면
되는 것입니다.
저녁 한 끼 때웠다 하지 말고
더욱 목숨
국수의 면발같이
서로를 기대 살면 됩니다.
먹기 위해 사는 돼지보다는
육수 건더기 부족하지만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즐거운 한 때를
저마다의 외로움을 나누는
시간이어서 좋다 생각합니다.
생각은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소크라테스가 되면 좋겠습니다.
멸치 꼬랑이 이쑤시개로 쑤시고
한우 등심 A 투 뿔이라 생각하면
이 험한 세상 들이박고 살 것 같습니다.
꽉 채우고 사는 것보다
배고픔의 허기를 속이고
오늘을 속이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으리라
생각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