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회상/한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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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회상/한병준
비바람이 잦아든 아침
나무 아래 떨어진 낙엽 하나 주워들고 묻는다
너는 왜 나뭇가지랑 일찍이 헤어질 생각을 했느냐고
비바람에 여러낮 밤을
헤어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듯
굵은 몸통 휘어지게 가지가지 흔들다 못해
우지끈 부러지게 파닥이다 못해 자지러지던 잎사귀가
뒤돌릴 수 없는 시간을 배회한다
햇살좋은날 반짝이던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팽팽하게 한목소리를 내던 잎사귀가
가지마다 한 물결로 출렁이던 잎사귀가
한여름 폭염이 몸속에 들어와 살도록
썩어 문드러지는 소문이
온 동네 퍼지도록 배회한다
여름 나뭇가지를 벗어나는 순간 다른 이름을 달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가을에 불러야할 이름을 여름에 불리어야 하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이런저런 구설수를 이런저런 근심을 달고 살아도
그 자리 있어야할 계절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의 주변을 오래 배회한다
비바람이 잦아든 아침
나무 아래 떨어진 낙엽 하나 주워들고 묻는다
너는 왜 나뭇가지랑 일찍이 헤어질 생각을 했느냐고
비바람에 여러낮 밤을
헤어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듯
굵은 몸통 휘어지게 가지가지 흔들다 못해
우지끈 부러지게 파닥이다 못해 자지러지던 잎사귀가
뒤돌릴 수 없는 시간을 배회한다
햇살좋은날 반짝이던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팽팽하게 한목소리를 내던 잎사귀가
가지마다 한 물결로 출렁이던 잎사귀가
한여름 폭염이 몸속에 들어와 살도록
썩어 문드러지는 소문이
온 동네 퍼지도록 배회한다
여름 나뭇가지를 벗어나는 순간 다른 이름을 달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가을에 불러야할 이름을 여름에 불리어야 하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이런저런 구설수를 이런저런 근심을 달고 살아도
그 자리 있어야할 계절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걸
알기에 그의 주변을 오래 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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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다시 한 번,
부친의 명복을 빕니다....
황망하시겠지만, 잘 추스리시기를 바랍니다. 한 병준 시인님.
한병준님의 댓글의 댓글

이리 잊지 않으시고 귀한 걸음 고맙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병준님의 댓글의 댓글

활연 본지가 하도 오래라 아릉허여....
너무 늦지 않은 여름에 시든 꽃잎이라도 술잔에 띄워두고 한잔 치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