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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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 시 풍경
신작로가 부글부글 끓다 벌떡 일어선다.
길바닥이 실시간으로 침엽수 가로수 문장을 받아적는다. 가끔 문장 수정 대목에서 가로수가 바늘을 쏟아 깨운다.
도로위 자동차들은 범고래가 공격이라도 해오는지 지느러미가 마하의 속도로 줏자빵 도망질이다.
깡마른 보도블럭에 참새 몇마리 유리알처럼 쏟아진다. 빨대로 만유인력을 빨아먹고 있다.
바람은 거너편 은행나무에 숙박부를 써들고 윽박지르고 있다.
어제 그리고 어제의 어제를 은폐 시켰던 태양광고사 알전구가 오후 세시에 눈을 뜬다.
오월 마지막 날 문법도 어법도 망치로 깨버리고 내 성질대로 시를 쓰고 싶다.
펜이 깨질 때까지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의식내용을 이미지로 형상화함에 있어,
특출한 솜씨를 보이시네요
대체로 이런 포맷의 경우
자칫, 관념의 나락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그런 함정을 벗어나 그 어떤 깊은 공감으로 다가서는
심상 풍경에 눈이 크게 떠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마로양 시인님,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즉흥글입니다.
깊은 우물을 파고들어 청수를 꺼내와야 하는데 시에 매달려 쓴다는 것도 어쩌면 시에 내가 붙잡혀 있는 것 같기도 하여
즉흥글로 순간 순간의 풍경 껍데기를 오리거나
심결 저편의 무의식을 꺼내고 싶은 생각입니다
좋은 말씀만 하시지 말고 제가 글쓰는데 도움이 될수 있는 지적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꽃들이 기립박수를 처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한쪽방향으로 몰고 가도 늘 화사체로 살아가십시요 안희선 시인님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체질 상 성격도 더럽고.. (한 마디로 개차반이라 할까)
하여, 낯 간지러운 듣기 좋은 얘긴 안 합니다 - 그러기도 싫구요
다만.. 그냥, 제가 느낀대로 말할 뿐
저보구 화사체로 살아가라 하셨는데
농담이 지나칩니다
그러기엔 이미. 낡고 넘나 오래 되어서.. (웃음)
아무튼, 말씀이나마 고맙습니다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성격이야 다들 나름대로의 칼라를 갖고 살겠지요.
모든 것이 좋다 나쁘다 라기 보다는 때에 따라 틀리다는 것입니다
직설적인 언어가 좋을 대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처럼요
졸작에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새롭고 신선합니다^^
즉흥글이라 말씀 하셔도
껍데기를 오린다 하셔도
가벼워 보인 듯 해도
옹이 같은 깊음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것 같습니다^^
오후5시 풍경 일상의 반복이지만
매일 매일이 다른...
천천히 만들어지는 마로양 시인님의 일상
깊은 차향으로 우러 나시리라
믿습니다^^
잘 오린 풍경 한 폭
가져갑니다
감사합니다 마로양 시인님^^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그런가요 ㅎㅎ
나른한 오후에 신작로를 바라보다 끌적거려 보자 라는 생각에 글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즉흥글로 창작방 자주 찾아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글이 단조롭고 오후의 풍경이라서 별의미 갖지 않았습니다.
한뉘 시인님께서 신선하다 하시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무척 탐나는 시입니다.
내일 오후 신작로 풍경을 감상해 봐야겠어요.
근사한 시, 오늘 난 운이 좋네요, 오늘 시인님 시 감상한 모두 이겠지요^^*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마로양 시인님.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별말씀 다하십니다
나른한 오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끌적거린 즉흥글입니다
이장희 시인님께서 신작로 오후를 읽고 시를 쓰시면 저보다 더 깊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부족한 글에 늘 좋다고 말씀해 주시니
잘못하다가는 추락도 가슴에 새겨야겠습니다 ㅎ
늘 따스한 말씀으로 깃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월이 가고 에메럴드빛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늘 푸른날들 푸르게 저어가십시요